유기농 흑설탕,흑설탕 팩,천연세제….흑설탕의 쓰임새가 다양해지고 있다.

주로 음식 맛을 조절하기 위해 감미료로 쓰이던 흑설탕이 최근 화장품,세제 등의 원료로 활용되는 등 '파생 시장'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웰빙문화 정착과 함께 가공된 단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흑설탕만은 예외다.

일반 설탕과 달리 사탕수수 고유성분인 당밀과 칼슘 철분 등의 성분이 풍부하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몸값 높이는 흑설탕


설탕 종류는 제조공정에 따라 백설탕,갈색설탕,흑설탕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에서 단순히 정제·결정돼 만들어지는 백설탕이나 갈색설탕과 달리 흑설탕에는 캐러멜이 첨가되고 사탕수수 원당(原糖)인 '당밀'도 들어 있다.

다른 설탕은 공정과정에서 영양분이 대부분 없어지는 반면 흑설탕은 당밀의 혼합으로 비타민 미네랄 등 무기질 성분이 고스란히 남게 된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은 이 같은 흑설탕의 강점을 살린 브라질산 '나티브 유기농흑설탕(1kg,9500원)'을 지난해 10월부터 팔고 있다.

일반 흑설탕 판매가(1kg,1000원)보다 9배가량 비싸지만 한 달 평균 150만원어치가 팔리고 있다.

웰빙 감미료매장 65개 상품 전체의 한 달 평균 매출(1000만원) 가운데 15%를 차지,'베스트 셀러'로 자리잡았다.

롯데마트에서도 지난해 흑설탕 관련 상품의 총 매출이 2억4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가량 증가했다.

설탕류를 제조·판매하는 CJ는 최근 3년간 가정용 백설탕의 연평균 매출 신장률이 2% 선에 그친 반면 흑설탕은 14%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흑설탕 응용한 피부미용제,세제 등 봇물

미네랄과 비타민 등의 함유량이 높은 흑설탕을 원료로 한 피부미용제도 등장했다.

인터넷 장터(오픈 마켓) G마켓에서 팔고 있는 화장품 전문업체 토소웅사의 '토소웅 흑설탕 스크럽 팩(160g,2만300원)'은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하루 평균 200개 이상 팔리고 있다.

흑설탕에 호호바오일,벌꿀 추출물 등을 첨가한 보습제품.

아베니크사의 '아베니크 흑설탕 팩(150g,2만4000원)'은 흑설탕에 비타민과 녹차 추출물 등이 함유돼 있어 겨울철 메마르고 갈라진 입술을 보호한다.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월 평균 1000개가량 판매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도 지난해 말부터 흑설탕을 원료로 한 각질 제거용 '이니스프리 블랙슈가 스크럽팩(100㎖,7000원)'을 내놓아 월 평균 2000개씩 팔고 있다.

흑설탕과 올리브유 등을 원료로 한 천연세제도 등장했다.

그린케미컬사의 '슈가버블'은 당 성분이 표백기능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응용한 제품.계면활성제로 석유추출물을 사용한 일반 합성세제와 달리 자극이나 독성 등이 없어 아이를 둔 가정에서 인기다.

롯데마트에서 작년 12월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난달까지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월 평균 20%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혜지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매니저는 "흑설탕은 입자가 굵고 당 성분이 풍부해 각질 제거용 등 피부미용제로도 활용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흑설탕에 토코페롤,스쿠알렌 등의 고가 재료를 첨가한 제품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