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질환은 계절을 가리지 않지만 다가올 이른 봄에는 뇌동맥류를 특히 주의해야 한다.

뇌 속의 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는 이 시절 뇌혈류가 증가하고 혈관벽의 구조에 큰 변화가 오면서 파열되기 쉽다.

뇌동맥류는 뇌 속의 시한폭탄이다.

터지면 뇌출혈이 발생해 치명적 위험에 빠지게 된다.

또 뇌동맥류가 주변 뇌신경을 압박하거나 뇌동맥 내에 혈전을 유발시키면 뇌경색증을 불러올 수 있다.

뇌동맥류의 발생 원인은 혈관의 퇴행성 변화에 의한 혈관벽의 약화,혈류의 증가가 혈관벽에 가하는 스트레스,외상·종양·염증,유전적 요인 등 여러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하지만 개개인 환자에 대한 정확한 원인과 발생시기는 알기 어렵다.

뇌동맥류는 전체 인구의 약 5%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그러나 모두 파열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1년에 인구 10만명당 10∼15명에서 뇌동맥류가 터진다.

이를 환산하면 우리나라는 1년에 약 4500∼6750명의 뇌동맥류 파열 환자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계절에 따른 뇌동맥류 발생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 사람들은 계절이나 기온과는 관계없다고 하지만 필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늦가을에서 겨울을 거쳐 봄에 이르는 기간에 뇌동맥류 파열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뇌동맥류로 인한 수술 연령은 40∼50대가 가장 많지만 17∼89세까지 전 연령층에 걸쳐 고루 분포돼 있다.

뇌동맥류가 파열돼 뇌지주막하출혈이 오면 환자는 극심한 두통을 경험하게 된다.

이를 일반적인 두통 정도로 생각하고 방치하면 2차 파열에 의한 재출혈이 오게 되며 극히 치명적이다.

따라서 평소와 달리 참기 힘든 두통이 올 경우 반드시 뇌혈관질환 전문의를 찾는 게 좋다.

대부분의 뇌동맥류 파열 환자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한다.

사망 전 병원에 도착했더라도 수술할 상태가 아닐 정도로 가망이 없거나 수술했어도 깨어나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50% 정도에 이른다.

따라서 평소 뇌동맥류가 의심되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 등으로 미리 검사를 받아보는 게 필요하다.

최근엔 파열되지 않은 뇌동맥류를 백금코일 색전술로 치료하는 방법이 보편화되고 있다.

[건강한 인생] (건강칼럼) 봄바람 불면 뇌동맥류 '경보' 울린다
이 수술은 사타구니의 대퇴동맥을 통해 도관을 삽입하고 이 도관에 다시 아주 가는 미세도관을 넣어 미세도관이 뇌동맥류가 있는 곳까지 도달케 한다.

이어 미세도관을 통해 백금코일을 뇌동맥류에 채워 더 이상 혈류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차단한다.

< 김영준 단국대병원 신경외과 주임교수 겸 뇌혈관수술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