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의 지인을 회원으로 추천해 주세요.'

다단계 판매업체의 광고가 아니다. 은행 프라이빗뱅킹(PB) 부문의 고객추천 프로그램 안내문구다.

은행권에 고객추천제도가 블루오션 마케팅으로 뜨고 있다.



고객추천제도는 별다른 노력과 비용을 투입하지 않고도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이미 은행 PB서비스를 이용한 뒤 만족한 기존 고객이 권유하는 만큼 성공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신한은행의 신한PB는 기존 고객이 신규 고객을 소개할 경우 유치금액에 따라 다양한 경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MGM(Members Get Member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를 통해 작년 50건,20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신한PB 관계자는 "다양한 사은상품 외에 골프동반 라운딩 등 추천 고객과 피추천 고객이 함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PB센터 역시 호텔식사권과 찻잔세트 등을 내걸고 MGM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PB서비스인 씨티골드는 고객추천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다. 프로모션 기간을 정해 기존 회원이 주변 지인을 회원으로 추천해주면 포인트를 준다. 예컨대 추천 고객이 예금상품에만 1억원 이상 가입하면 1포인트,투자상품이나 지수연동예금 500만원 이상을 포함해 1억원 이상 가입할 경우 2포인트를 주는 식이다. 20포인트를 적립할 경우 소니 바이오 노트북과 LCD TV 등 시가 2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준다.

SC제일은행도 행사 기간을 정해 기존 PB 고객이 신규 고객을 추천,신규 고객이 투자상품 등에 3억~5억원 이상 가입할 경우 우대금리를 제공하거나 상품권 등을 제공한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두 고객이 함께 할 수 있는 맞춤형 해외 여행이나 골프 투어 여행권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고객추천 프로그램은 PB 고객 외에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친구를 소개하면 특별금리나 포인트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의 고객 연계 마케팅인 셈이다.

국민은행은 여성을 겨냥해 출시한 '명품 여성통장'에 대해 추천금리 제도를 도입했다. 이 상품의 가입 고객이 다른 고객을 추천,가입시킬 경우 두 사람 모두에게 각각 연 0.1%포인트의 추가금리를 제공한다. 다른 고객의 추천을 받아 가입한 고객이 또다시 다른 고객을 추천하면 연 0.2%포인트까지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월급통장인 우리친구통장에 가입한 고객이 친구 1명을 지정해 등록하면 서로 송금할 때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는 '우리친구통장'을 팔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은 최고의 마케터"라며 "단순히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고객들도 적극 새로운 고객 유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쪽으로 마케팅 전략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