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인상을 쓰는 환자는 십중팔구 소화기에 문제가 있어서 내원하는 환자다.
자리에 앉히고 차분히 들어 보니 이미 한약을 장기 복용하고 있는데 처음엔 조금 나아지는가 싶더니 답보 상태라는 것이다.
이미 수년간 지속된 만성 위염인데 양약은 복용할 당시에는 증상이 가시지만 중단하면 다시 위염이 재발하기를 반복했다고 한다.
근본적인 치료를 하기 위해 마음 먹고 한약을 먹기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치료 효과가 별로 없으니 이제 어찌해야 하느냐면서 울상이다.
이 환자는 체질 진단을 해 보니 소양인 체질인데 증상만으로 판단하면 소음인처럼 보이기 쉬운 체질적 특성을 가진 사람이었다.
이 환자는 늘 가스가 차고 더부룩한 것은 물론이고 조금만 이상해도 즉시 체하는 통에 음식 먹기가 겁이 날 정도란다.
대체로 찬 음식을 먹으면 배가 아프고 배변도 불규칙하며 늘 잔변감에 시달리는 데다 방광염이 빈발하여 배뇨시에도 통증을 느끼는 때가 잦다고 한다.
또 수시로 안면과 상체로 열이 올라와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어 직장 생활이 힘들고 우울증까지 느낀다고 한다.
현재 이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약은 배를 따뜻하게 해 주는 약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환자는 뱃속이 차가워진 한증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위장에 열이 많아진 열증이 원인이다.
한증처럼 보이는 것은 위장의 열이 과도하게 많아진 결과 기혈의 순환이 막혀서 발생한 2차적 증상인 것이다.
이에 따라 이 환자에게 위장의 열을 식혀 주는 약을 복용토록 하고 이왕이면 음식도 시원하게 해서 먹으라고 주문했다.
치료 방법이 사뭇 다른 점에 놀라는 이 환자를 이해시키고 체질에 맞는 약과 음식을 철저하게 지킬 것도 당부했다.
그랬더니 한 달 만에 만성 위염이 사라지고 거무튀튀했던 얼굴도 맑아졌다.
이젠 아름다워지기 위한 치료를 받고 있다.
< 안보국 국보한의원 원장 www.kookbo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