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A씨는 자신이 원하는 제도용 자와 미술용 연필을 일반 문구점에서 흔히 취급하지 않을 것 같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사기로 했다.
그러나 제품 값과 맞먹는 배송료가 문제.A씨는 고민 끝에 배송료를 내지 않고도 제품을 손쉽게 전달받을 수 있다는 한 문구 전문 인터넷쇼핑몰을 방문했다.
그는 이 쇼핑몰에서 제품을 주문하면서 제품 수령처를 집에서 가장 가까운 문구점으로 입력한 후 대금을 결제했다.
다음날 퇴근 후 집에 오면서 해당 문구점에 들러 원하던 제품을 받았다.
국내 소비자들이 내년부터 A씨와 같은 방법으로 문구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문구 유통회사로의 변신을 모색 중인 모나미는 전국 9000여개 문구점과 제휴해 고객이 인터넷으로 제품을 주문한 뒤 원하는 문구점에서 해당 제품을 찾아가도록 하는 신개념 문구 유통네트워크를 이르면 내년 6월까지 구축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이 유통네트워크는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골라 주문한다는 점에서는 기존 인터넷쇼핑몰과 유사하다.
그러나 회사측이 고객에게 직접 제품을 전달하는 대신 전국에 있는 문구점으로 보내고 고객이 이를 찾아가도록 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모나미는 설명했다.
회사측으로서는 평소 거래처인 문구점에 제품을 보내기 때문에 별도 배송의 수고를 줄일 수 있고 소비자는 배송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가까운 문구점에서 손쉽게 필요한 제품을 찾아갈 수 있는 모델이라는 것.또 문구점들은 불필요한 재고를 줄이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모나미는 서울의 경우 이르면 주문 당일 고객이 제품을 찾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모나미는 우선 자사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고 있는 9000여개 거래 문구점과 유통네트워크 제휴를 협의하고 이후 다른 문구점과도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온라인 주문을 통해 구입 가능한 제품군의 범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모나미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제품을 함께 취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과 문구점을 연계한 모델은 이미 일본에서는 최대 사무용품 업체인 아스쿨 등이 도입해 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모나미는 이를 위해 경기 용인 수지에 새로운 물류센터를 건립하고 있으며 최근 사내 프로젝트팀을 운영 중이다. 회사는 유통네트워크 도입을 필두로 문구 유통사업을 더욱 확대해 2010년 매출 5000억원 달성의 기반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지난해 26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이 유통네트워크는 모나미와 영세 문구점들이 외국 대형 문구유통업체에 맞서 상생하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