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택배 때문에 속 터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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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소형화물 택배시장이 급신장하고 있지만 서비스의 질은 개선되지 않아 '불량택배'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택배 한진 대한통운 3사가 전체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소형 소량화물 택배시장은 2000년 6000억원 규모에서 점차 증가해 지난해엔 2조원의 매출(소비자보호원 통계)을 기록했다. 올해도 작년보다 20%가량 늘어난 2조3000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커진 '몸집'에 비해 서비스의 질은 형편없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중소형 업체들의 서비스는 심각한 수준이다.
소비자보호원 양종석 차장은 "택배시장 규모가 커지자 소형택배회사들이 난립하기 시작해 '불량택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보원에 접수된 택배서비스 상담건수는 2004년 2157건에서 2005년 3483건으로 크게 늘었다. 택배 증가율을 훨씬 웃돈다. 소보원의 중재로 피해구제를 받은 건수도 2004년 159건에서 2005년 301건으로 증가했다.
배달과정에서의 훼손,욕설이나 폭언과 같은 택배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늘자 100여명의 소비자들은 아예 '불량택배' 사이트(택배사용자들의 모임 cafe.naver.com/taxbae)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 나섰다.
30대 초반의 아기 엄마인 A씨는 아기울음 소리에 미처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가 낭패를 봤다. 택배배달원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집에 있으면서 왜 전화도 안받냐"는 말과 함께 욕설을 퍼부었기 때문. A씨는 욕을 쉴새 없이 하는 택배아저씨가 '칼로 찌르지나 않을까' 두려웠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택배이용자인 김모씨는 지난해 120만원짜리 카오디오 수리를 위해 지방으로 택배를 보냈다 사고를 당했다. 택배를 보냈던 카오디오가 배송 중에 물에 젖어버려 수리조차 할 수 없게 돼버린 것. 택배회사로부터 "기다려라"는 말만 들었던 김씨는 결국 "물에 빠진 제품을 대충 수리해서 줄테니 그냥 써라"라는 말과 함께 택배회사 직원으로부터 욕설을 들었다. 김씨는 택배회사를 상대로 결국 소송을 내기로 했다.
이처럼 '택배사용자들의 모임'에 신고된 불량택배 리스트는 40여개. 택배사용자모임의 회원들은 "택배가 분명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업임에도 제대로 된 직원교육도 없다"고 비난했다.
소보원에 피해신고를 해 구제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한 달. 보상까지 최장 두 달이 걸려 소액의 택배사고를 당한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보상받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불량택배로 인한 보상액은 미미한 수준. 소보원이 집계한 평균보상액으로 따져보면 가전제품 39만7000원,가구 47만5000원,의류 19만8000원,책 1만원에 불과하다.
소보원 관계자는 "택배는 운송업자가 화물을 인수함과 동시에 그에 대한 책임이 전가되는 데도 택배회사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건설교통부의 택배분쟁에 관한 관련법 입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