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는 서비스 산업의 '종합 선물세트'다.

돈이 있는 사람에게 볼거리와 놀거리 및 얘깃거리를 듬뿍 제공한다.

역발상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여기에 더해 투자 및 비즈니스 기회까지 제공한다.

'중동의 파리' '중동의 홍콩'으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케팅 대상은 전 세계 부유층이다.

이들의 호기심을 충동질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추진됐으며 진행 중이다.

자원은 사막과 바다와 오일 머니다.

여기에 지도자들의 비전과 실천력이 천지개벽을 이끌어내고 있다.

단기적으로 수지가 맞지 않는 사업도 비전을 실천하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추진한다.

◆명소 만들기에 적자도 감수

대표적인 사례가 작년 12월 개장한 사막 속 스키장인 '스키 두바이(Ski Dubai)'.두바이에서 가장 큰 쇼핑몰인 에미리트몰에 있는 실내 스키장에 들어서면 최대 슬로프 길이가 400m인 스키장이 펼쳐진다.

야외 스키장과 비교하긴 어렵지만 섭씨 40도가 넘는 열사의 나라에서 이색 경험을 하기에 손색이 없다.

7만원 정도면 하루 스키 이용권을 살 수 있다.

안내를 맡은 압둘 자발씨는 벽 쪽을 따라 설치돼 있는 제설기를 가리키며 "매일 밤 완벽한 품질의 인공 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막대한 투자비를 감안하면 당장 수지를 맞추긴 어렵다.

자정까지 문을 열어도 하루 최대 입장객이 1500명으로 제한된 데다 유지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스키장은 고급 호텔·쇼핑몰과 연결돼 있어 두바이 전체로 보면 인공 눈 덕분에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게 운용사인 에미리트할리데이측의 설명이다.

수익 측면에서 보면 골프장도 마찬가지다.

'에미리트 골프장'은 두바이 정부가 10억달러 이상을 들여 1988년 개장한 곳으로 두바이데저트 클래식이 개최되는 명문 골프장이다.

이 대회에는 타이거 우즈,어니 엘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도 초청된다.

이곳 역시 만년 적자다.

하루 최대 수백만 ℓ의 물을 사용하는 등 관리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도 두바이는 계속 골프장을 건설하고 있다.

◆세계 유수 기업 대학 병원 유치


세계 유수의 기업과 대학 병원이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하는 곳이라야 진정한 관광·비즈니스의 허브가 될 수 있다는 게 두바이 지도자들의 판단이다.

그래서 나온 게 테크놀로지 및 미디어 프리존 조성 사업이다.

e비즈니스와 정보통신 기술 산업의 허브를 목표로 2000년 개장된 인터넷 시티에는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700여개사가 입주해 1만4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2001년 개장한 미디어 시티에는 CNN CNBC 등이 입주해 창조적인 아이템을 발굴하고 있다.

두바이 지식마을(Knowledge Village)에는 영국 호주 캐나다 등의 15개 외국 대학과 250여개 교육훈련 기관에 8000여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은 외국인 학생이다.

마케팅 매니저인 조지 사드씨는 "2008년 시설 구축이 끝나면 2010년께 5만명가량의 외국 학생 모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헬스케어 시티는 하버드 메디컬 스쿨을 중심으로 2010년 1차 완공될 예정이다.

◆비즈니스·관광 허브 청사진

볼 게 많으니 한 해 열리는 국제 박람회만 30개에 이른다.

12월에만 자산 투자 및 개발 전시회인 'Cityscape 2006'(4~6일) '두바이필름 페스티벌'(10~17일) '국제무역박람회'(11~13일) 'A1 그랑프리'(15,16일) '제1회 두바이 벌룬 페스티벌'(20~22일) 등의 굵직한 행사가 개최된다.

20일부터는 두바이쇼핑 페스티벌이 열린다.

다양한 국제 행사와 이벤트를 통해 두바이의 역동성을 실감할 수 있다.

5성 호텔 31개를 포함해 총 121개 호텔이 투숙률 90%를 넘는 이유다.

웬만한 호텔의 하루 숙박비가 300~400달러를 넘는다.

두바이 관광청 사드 엘 사예드 미디어 담당 국장은 "지금 보이는 두바이의 모습은 완성된 두바이의 10%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두바이 지도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왕세자가 그렇게 얘기했다고 한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두바이를 10년 만에 매혹적인 도시로 만든 지도자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하다.

두바이는 2010년 인구의 10배인 15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길게는 2018년까지 300억달러를 투자해 한 해 1억명이 이곳을 찾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762만TEU였던 두바이항 물동량도 2020년까지 1500만TEU로 늘릴 계획이다. 이런 꿈을 달성하기 위해 현재 70km인 해안선을 1500km로 확장하고 세계 최고층 건물(버즈 두바이)을 세워 21세기의 바벨탑을 건설 중이다.

두바이는 세계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기 위해 끊임없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두바이=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