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 전에 필자가 지방에 있을 때 잠시 치료받았던 할머니가 물어물어 찾아왔다.

혈압과 콜레스테롤은 높고 기운이 없어서 운신을 못할 지경인데 병원에선 육식도 보약도 먹지 말라고 하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진료를 해보니 체질은 태음인이었고 간과 심장에 화가 많이 있는 상태이며 기초체력은 바닥에 머물고 있었다.

간과 심장에 화가 많아 수시로 열기가 솟구치고 깊은 잠을 못 자고 이유 없이 우울해지는 등 전형적인 화병의 증상을 지니고 있었다.

더불어 체력이 너무 떨어져 있었다.

식생활을 조사해 보니 야채와 해물 위주로 소량의 식사만 일평생을 하셨다고 한다.

평생 고기는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거의 안 드시고 살았는데 왜 콜레스테롤이 높아졌는지 알 수 없다고 하소연이다.

상식적으로 콜레스테롤은 동물성 지방을 과잉 섭취하면 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이 할머니처럼 태음인이 자기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인 야채와 해물만 먹어도 콜레스테롤은 높아지기도 하고 저하되기도 하는 것이다.

필자의 임상 경험에 비춰 볼 때,어느 체질이나 콜레스테롤은 오장 육부의 불균형이 심화된 상태에서 음식이 자기 체질에 맞지 않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또는 일시적으로 극심한 과로를 했을 때 많은 변화(증가 혹은 감소)를 보인다.

할머니 환자는 체질이 태음인이라 살코기 식사를 많이 늘리고 해물과 야채를 줄이라는 음식 지도를 했으나 병원에서 먹지 말라하니 겁이 난다고 한다.

체질 한약으로 간과 심장의 열을 식혀주면서 살코기로 체력을 보강해주는 치료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열증은 사라지고 체력은 증강되기 시작했다.

체력이 호전되면서 신진대사가 왕성해지고 높았던 콜레스테롤 수치가 점차 낮아지기 시작했음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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