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 '보졸레 누보'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요즘은 할인마트나 편의점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와인이다. 'Le Beaujolais Nouveau est arrive(보졸레 누보가 도착했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유명한 보졸레 누보는 매년 11월 셋째주 목요일 0시에 전 세계에 출시되는 마케팅으로도 유명하다. 보졸레 누보하면 생각나는 사람이 네고시앙인 조르쥬 뒤뵈프(Geroges Duboeuf)다. 보졸레 누보를 상품화해 시장에서 성공시킨 사람으로 보졸레 왕이라 불리며 보졸레 누보가 오늘 날의 위상을 갖추도록 만든 이다.

보졸레 누보는 프랑스 버건디 지방의 남부 지역 보졸레 마을에서 생산된 와인으로 100% 가메 포도 품종으로 만든다. 수확한 지 1~2개월 안에 와인을 만들어 출시하며 햇포도맛이 특징이다. 단 몇 주 동안 포도가 와인으로 바뀌어 병입되기 때문에 숙성한 와인에서 느껴지는 맛보다는 포도 자체의 느낌과 단시일에 이뤄진 독특한 침수(Carbonic maceration)가 특징이다. 발효로 인해 얻어지는 향도 남다르다.

보졸레 누보는 와인 맛의 깊이를 즐기기보다는 그저 가볍게 마시는 와인이다. 와인 자체에 과일 향이 풍부하며 일반적인 와인보다 타닌이 적어 떫은 맛 풍부한 맛이 덜하다. 한 마디로 심플하다.

보졸레 누보는 다른 저가 와인보다 비싼데 이유가 뭘까? 맛이 더 뛰어나기 때문일까? 하지만 품질면에서 별 다른 차이가 없다. 답은 운송비와 관련이 있다. 11월 셋째주 목요일에 전 세계 시장에 이 와인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비행기가 유일한 수단이다. 배를 이용하면 한 달 이상 걸리기 때문에 어림도 없다. 비싼 운송 부담이 고스란히 와인 가격에 더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그 해에 수확한 와인을 처음으로 맛 볼 수 있다는 매력 그리고 전 세계 다양한 사람들이 같은 시간에 같은 와인을 즐기고 있다는 동질감은 다른 와인에서 느낄 수 없는 점이다. 보졸레 누보가 우리 나라에 처음 선보였을 때 보졸레 누보 파티나 각종 이벤트가 참 많이도 개최됐다. 순전히 맛으로만 접근하자면 보졸레 누보는 화이트 와인에서 레드 와인으로 옮기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적당하다. 레드 와인이 너무 떫고 텁텁하다고 느낀다면 권하고 싶은 와인이다. 참고로 보졸레 누보를 더욱 맛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일반 레드 와인을 마시는 온도(18~20도)보다 조금 더 차갑게 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 약 13~15도가 적당하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소믈리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