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은 제강 반도체 등 제조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음에도 고객 중심의 경영에 적극적이다.

그동안 문화재단을 통해 장학사업과 지역사회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 온 데 이어 최근 고객지향의 친밀경영 실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남자농구단을 인수한 것도 고객 중심의 경영전략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동부의 이런 고객경영은 평소 "고객과 사회로부터 신뢰받는 좋은 기업을 실현해야 한다"는 김준기 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에서 출발했다.

김 회장은 최근 "동부그룹이 1969년 창업해 비교적 짧은 기간에 재계 10위권의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고객들이 보내준 사랑과 신뢰 덕분이었다"며 "이제는 회사가 고객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야 할 때"라고 고객만족 경영을 강화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동부 계열사들은 고객만족을 이끌 갖가지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고객의 경험을 직접 담아낼 수 있는 제품(서비스) 개발을 위해 '프로슈머' 활동도 늘리고 있는 추세다.

고객중심경영 활동에 가장 적극적인 계열사는 동부건설이다.

'센트레빌' 아파트를 공급하는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존 애프터서비스(AS)팀을 'CS(Customer Satisfaction)'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이 팀은 현재 총 20여개 단지 8000여가구를 대상으로 크고 작은 불만사항과 요구사항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동부건설은 올해 2월 주부들이 직접 아파트 설계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센트레빌 명가연(名家硏)'이란 모임을 만들었다.

'명가연'은 이름난 좋은 집을 연구하는 모임이란 뜻으로 주부 10명이 회원으로 참여해 소비자 및 경쟁업체 동향,실제 생활속의 아이디어 조사,타사 모델하우스 분석평가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명가연 회원들이 낸 의견들은 상품개발팀을 거쳐 센트레빌의 실제 설계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동부한농도 고객중심 경영에 적극적인 회사다.

지난 8월 이 회사는 고객서비스 업무 조직을 통합,'고객지원실'로 확대 개편하며 본격적인 고객만족 경영에 나서고 있다.

동부한농 농업(농약)부문이 주축이 돼 운영되는 고객지원실은 상품개발팀,기술서비스팀,마케팅팀으로 구성돼 있다.

동부한농은 고객지원실을 통해 그동안 사업부별로 운영해왔던 전화상담 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등 신속하고 전문적인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동부한농은 그동안 기술연구소가 담당했던 상품개발 업무를 고객지원실에 이관해 고객의 요구를 상품 개발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부한농은 앞으로 고객들이 직접 상품을 검증할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주요 고객 및 외부 전문가들을 고객위원회 위원으로 초빙해 현장의 생생한 아이디어를 직접 상품 개발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