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 호조 여세를 몰아 본격적인 성장 주도주로 재부상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 시각은 대체로 낙관적이다.

2007년에는 D램을 중심으로 반도체 시장이 7년 만에 최대 호황기를 맞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메모리부문의 탁월한 경쟁력을 가진 삼성전자가 시장을 주도하며 향후 3년간 두 자릿수 이상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더구나 내년은 업황 호조를 배경으로 매출 규모 70조원대에 처음 도전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관점에 따라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장기적인 투자 유망주로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또 하이닉스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반도체팀장은 "삼성전자 투자 확대로 수혜를 입는 업종이나 종목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주도주로 재부상하나

19일 증권사들의 전망에 따르면 내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2000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500억달러 규모로 성장,최고 호황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장열 현대증권 반도체팀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비스타' 효과가 본격화함에 따라 PC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내년 D램 시장은 18%의 고성장을 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컨센서스"라고 말했다.

송종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계절적 수요 감소가 예상되지만 삼성전자의 강점인 8Gb급 이상 고용량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오히려 경쟁사 대비 차별성이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창원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앞으로 3년간 삼성전자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9% 선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해외 경쟁 업체들과 비교해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5배 수준"이라며 "PBR 2배 수준인 현 주가는 저평가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PBR 2.5배 수준에서 주식을 매입해도 3년간 평균 19%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삼성전자는 장기 투자해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 주식"이라고 분석했다. 박 팀장은 "삼성전자의 주당 가치는 2006년 3분기 65만9000원대에서 2007년 4분기에는 83만4000원대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며 6개월 목표주가를 75만원에서 77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 장비·부품주 수혜 기대

삼성전자의 실적 호전과 투자 확대에 따라 반도체 관련 부품·소재·장비업체들도 적지 않은 혜택을 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 투자를 기존 9조2300억원에서 10조2400억원으로 1조원가량 늘리기로 했다.

민후식 한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전공정 장비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부품·소재주를 중심으로 혜택이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국증권은 클린룸 장비를 만드는 신성이엔지,사업영역이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에 걸쳐 고르게 분포돼있는 테크노세미켐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대신증권은 피에스케이 에스에프에이 하나마이크론 원익쿼츠 등 삼성전자에 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를 중심으로 내년에 본격적으로 실적 호전이 나타날 것이라며 매수를 추천했다.

김태완·정종태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