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은 산하 경제연구소들을 중심으로 사태의 파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 차원에서 수집할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인 데다 뚜렷한 대응 방안을 세우기도 어려워 답답해 하는 상황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북핵 문제의 향후 전개에 따라 3가지 정도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며 "하지만 불확실성이 워낙 커 사업계획에 북핵 변수를 제대로 포함시키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선 해외 거래선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의연한 자세를 가질 것을 계열사들에 당부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북핵사태에 따른 소비와 투자 위축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특히 북핵사태의 향방에 따라 수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만큼 수출 관련 중역회의를 열고 해외 지역본부를 통해 시장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엔이 대북제재안을 채택했지만 구체적인 제재안이 가시화되지 않아 불확실성만 증폭되고 있다"며 기업들이 어떤 대응책을 세워야 하는지 막연한 불안감만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LG그룹 관계자도 "해외 거래선들을 상대로 안정적인 제품 공급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불안감 해소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지난 13일부터 각 계열사의 유관부서 간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주말에는 각 해외 지사에 컨트리리스크가 올라갈 경우의 대비책을 긴급 점검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사업 관련 기업 초비상


현대그룹은 일단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사업은 유엔 결의안에 명시된 '대량 살상 무기 계획에 기여하는 물자와 사치품'이 아닌 만큼 대북사업 중단 사태는 없을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추후 설치될 유엔 제재위원회의 검증 과정에서 예상밖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어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향후 북한이 추가 핵실험에 나설 수 있는 데다 해상검문과정에서 주변국과 물리적인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현대로선 걱정거리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일단 유엔 결의안에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해석할 만한 조항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유엔 및 정부의 추가 조치 등을 지켜보며 보조를 맞춰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 업체나 북한 정부와 직접 교역을 해온 업체들도 크게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북측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임금 문제로 개성공단 사업이 잠정 중단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동안 개성공단에 사용하는 시멘트의 전량을 납품해온 현대시멘트는 개성공단 사업이 중단될 경우 직접적인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 유엔 결의안이 사업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