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매각설이 끊이지 않던 보루네오가구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GS홀딩스의 자회사인 코스모화학이 주도하는 코스모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이에 따라 1991년 부도가 난 이후 법정관리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의 관리를 받아온 이 회사가 15년 만에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산관리공사(캠코)는 27일 자회사인 캠코SG인베스트먼트가 보루네오가구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코스모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캠코SG는 캠코와 외국계 금융사인 콜로니캐피털이 50 대 50 합작투자로 만든 CRC로 보루네오가구의 지분 87.82%를 보유하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향후 코스모컨소시엄의 정밀실사와 가격협상을 거쳐 본계약을 맺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가격이 맞지 않으면 인수협상이 무산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보루네오가구는 그동안 이미 2003년과 2005년 매각이 추진됐으나 가격이 맞지 않아 두 차례나 무산됐다.

캠코SG는 특히 지난해 한샘 퍼시스 등 인수 여력이 있는 대형 가구회사와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 문제 때문에 번번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협상에 참가했던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캠코SG측에서 약 500억원 정도의 가격을 제시했지만 자산가치 등을 고려했을 때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해 협상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캠코SG측은 이번 협상에도 500억원대의 매각가격을 바라는 것으로 알려져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1966년 설립된 보루네오가구는 1991년 부도를 낸 뒤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01년 캠코SG측에 인수된 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법정관리 전 3000여명이던 인력은 현재 278명으로 줄었고 인천본사 및 공장부지도 4만3000평을 매각,1만400평만 남아 있다.

보루네오가구는 부도 이후 외형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보루네오' 브랜드는 여전히 소비자 인지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가치가 있고 현재 제3공장이 있는 1만400평의 부동산 가치만 약 3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GS그룹과 관련 있는 코스모화학이 보루네오가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코스모화학은 1968년 설립된 산화티타늄 등을 제조하는 화학회사로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인 허경수 회장이 운영하는 코스모그룹의 계열사다.

공정거래법상 GS홀딩스의 자회사로 지정돼 있지만 이는 대주주 간 인척관계 때문에 포함된 것일 뿐 GS그룹과 직접적인 지분 관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코스모화학의 보루네오가구 인수 추진은 아파트 내 부엌가구 및 붙박이장 가구 납품 등 GS그룹의 건설부문과 가구산업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건설사 특판 가구 부문 등 가구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태형·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