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와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창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창업자 무료 경영컨설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컨설팅 대상은 자영업자와 초보창업자들입니다.

고민내용을 알려주시면 창업컨설턴트,변호사,회계사,상권분석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영컨설팅 봉사단 자문위원들이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접수는 전화(02-514-4855) 또는 이메일( cdkang@hankyung.com / joinsworld@paran.com )로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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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서 '싱싱나라'라는 간판을 내걸고 과일장사를 하는 강윤자라고 합니다.

올해 52세,남편은 58세로 20년 이상 과일 행상을 해온 분이에요.

남편이 나이가 들면서 건강이 예전 같지 않아 행상을 다니기가 힘들다고 해서 올해 3월 이 가게를 차린 겁니다.

가진 자금이 적어 큰 가게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7평짜리 조그만 가게를 얻었지요.

권리금은 없고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원이 고작이에요.

그런데도 평일 하루 15만원 벌기가 빠듯한 형편이어서 생계에 보탬이 안 되고 있어요.

주말을 제외하고 한 달 300만원 남짓 벌어봐야 가락동에서 과일 사는 비용과 월세를 빼고나면 50만원 벌이가 안 되니까요.

지금은 금융기관에 다니는 딸이 벌어오는 수입으로 살아가는 셈이지요.

개점할 당시에는 과일뿐만 아니라 야채와 생선까지 취급했습니다.

한 달도 안 돼 야채와 생선이 재고가 남기 시작하더니 끝내 찾는 사람이 없어졌어요.

과일만 팔게 된 겁니다.

그런데 과일만 팔아서 하루 매출 10만원 올려가지고는 도저히 안 되겠더군요.

그래서 시작한 게 매대를 설치하고 핫도그와 떡볶이를 팔게 된 겁니다.

오가는 초등학생들이라도 기웃거릴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다행히 조그만 매대에서 하루 5만원 벌이는 되더군요.

문제는 방학이 되니까 초등학생 발길이 끊어지는 거예요.

간식 매출마저 안 오르는 겁니다.

아침 9시 문을 열면 저하고 아들 둘이서 밤 12시까지 끼니도 건너뛰며 장사하지만 찾는 사람이 없으니 맥이 풀릴 수밖에요.

사실 과일가게는 남편이 잘 아는 상품이라 시작한 것이지만 경쟁력이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100m 안에 농협 하나로마트가 있고 가구 수가 많은 쌍용아파트 앞에는 농수산물센터가 문을 열고 있어요.

점포 크기나 가격면에서 경쟁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주말에는 근처 가락동 농수산시장으로 차를 몰고 쇼핑하러 가는 주민들도 많습니다.

자연히 멀리 가기 싫어하는 가게 근처 단독주택 수십가구 외에는 단골손님이 생기지 않는 겁니다.

요즘 남편도 몸이 안 좋아 행상 일을 쉬고 있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큰일입니다.

안 팔리는 과일 재고를 처분하느라 남편도 고역입니다.

다른 업종으로 바꾸려고 해도 자금 없이는 힘들 것 같아 걱정입니다.

현재 운영하는 가게에서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없을까요.


◆상권분석 해보니 = 가락시장 인근서 과일장사는 무모

이 가게를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에는 8000가구가 거주하는 전형적인 주택가 상권입니다.

단독주택이 주류를 이루며 아파트로는 쌍용아파트(160가구),미륭가락아파트(435가구) 등을 배후가구로 볼 수 있습니다.

거주 인구의 연령대는 40대가 21%로 높게 나타나며 서비스 및 판매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가게 입지를 보면 경찰병원 사거리에서 문정동 현대아파트 방향으로 올라오는 장지동길 대로변에서 약 50m 떨어진 이면골목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택가 사거리 코너에 있어 노출도는 비교적 괜찮은 편입니다.

1차 상권 내 주거하는 가구 수가 많지만 소비력이 떨어지는 게 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출퇴근이나 외출할 때 걷기보다는 차량을 통해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쌍용아파트나 미륭가락아파트 주민들의 경우 로데오거리나 거여동길 등을 이용해 차량으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이 가게는 주거지역 내 중심부에 위치한 듯 보이지만 주민들의 동선과 일치하지 않는 곳에 있어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해당 매장 맞은편에 있는 점포들도 매출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셔터를 내렸거나 인수자를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10평 기준 월세가 20만~40만원에 불과하고 권리금마저 형성돼 있지 않은 것은 바로 이런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자체 수요 기반이 지극히 미약하다는 방증입니다.

더욱이 싱싱나라가 취급하는 과일 업종의 경우 차량으로 5분 거리에 대형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과 GS마트가 버티고 있어 장사가 힘든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

◆마케팅은 이렇게=출퇴근 시간에 전단지 집중 홍보해야

점주 강윤자씨는 남편이 서울 강남에서 오랫동안 과일 행상을 한 경력으로 과일에 대한 안목이 있기 때문에 과일가게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실제 장사하는 사람은 점주와 아들이므로 남편의 노하우는 큰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기존의 과일장사는 접고 업종 전환을 모색하는 게 합리적일 것 같습니다.

맞은편 과일·야채가게가 이미 셔터를 내린 것을 보면 더 이상 과일 장사에 미련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남편께선 기존의 과일 행상을 계속하시고,부인께서 조리를 배워 배달음식점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점포 규모가 적어 손님이 방문해 먹고 가는 일반 음식점 형태의 영업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한 방학을 제외하고는 근처 초등학교 두 곳의 학생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임을 고려해 핫도그,떡볶이,오뎅과 같은 간단한 스탠드형 분식 메뉴를 취급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배달 업종의 승부는 게으른 주부와 맞벌이 주부들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출퇴근 시간과 낮시간에 지속적으로 전단지 홍보를 해야 합니다.

주부들이 필요로 하는 메뉴가 무엇인지를 전단지 배포 때 들어보고,즉시 그 메뉴를 만들어 주부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게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고객은 새 점포가 문을 열면 3개월 내에 한 번 정도 이용해보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주부들이 원하는 메뉴를 파악,3개월 후 배달 메뉴 중 50%를 바꿔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가게를 지킬 두 사람은 반드시 기본적인 서비스 교육을 받을 것을 권합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으로 전환해도 장사하는 사람의 서비스 태도가 수준 이하라면 고객은 금방 등을 돌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민교 맥세스FC실행컨설팅 대표

◆유망한 다른 업종은=단체도시락.야식 배달도 괜찮을 듯

과일가게를 더 이상 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변 과일·야채 가게들이 잇따라 문을 닫는 것만 봐도 앞으로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뻔한 일입니다.

이 가게는 전형적인 동네상권에 문을 열고 있고 생계형 창업에 해당하는 사례로,과일판매업으로 다시 회생하려면 거액의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데,점주는 전혀 자금 여력이 없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업종 전환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자금이 부족하다는 점과 가족의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점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딸을 제외하면 아버지와 어머니,아들 등 세 사람이 어떤 업종을 선택해 어떻게 힘을 합칠지가 관건이지요.

가족 대부분이 사업에 참여해 인건비와 운영비를 최대한 줄이자는 얘기입니다.

두 가지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동네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업종에 국한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송파구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형 사업 아이템,예를 들면 자동차 시트나 소품 장착 전문 대행업소를 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어머니가 가게를 지키고 아버지와 아들은 장착 기술을 배워야 하는 문제점이 있지만 어려운 기술이 아니므로 누구나 가능한 일입니다.

두 번째는 단체도시락과 야식을 배달하는 업종입니다.

사무실,학교,유치원,상가 등을 두루 돌며 영업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배수진을 치고 달려든다면 못할 것도 없는 것이지요.

망할 게 뻔한 과일장사에 매달리지 말고 한시라도 빨리 업종을 바꾸시기 바랍니다.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