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학위를 취득한 지 40년 만에 박사학위의 꿈을 이루기 위해 늦깎이 공부를 시작한 만학도가 74세의 나이에 박사 학위를 받게 됐다.

주인공은 오는 24일 인하대(총장 홍승용)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는 이원기 원풍물산 창업주.

이씨는 1954년 인하대 개교 이래 최고령 졸업자로 기록됐다.

"60대 후반부터 경영학 박사과정에 여러 차례 도전을 해 보았지만 여러 대학에서 거절당했다"는 이씨는 "나이가 너무 많은 것과 박사과정은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경남중학교 재학중(당시 학제로 4학년) 6·25전쟁을 맞은 이씨는 학도병으로 입대하는 바람에 정상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

이것이 이씨에겐 평생 한으로 남았으나 오히려 전화위복,평생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

군생활 도중 독학으로 영어를 배워 통역장교로 근무했으며 이것이 인연이 돼 전역후 국방부 공무원으로 일했다.

이씨는 1967년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공무원 퇴직후 1972년 봉제의류 수출업체인 원풍물산㈜을 창업해 줄곧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직해왔다.

74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학위과정 중 단 한번의 지각이나 결석도 없었던 이씨는 30년이 넘는 회사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심리적 임파워먼트가 조직몰입과 주인의식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제출,입학 3년 만에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주경야독의 힘든 생활을 견딜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내 친구들이 술 마시고 골프하는 시간을 학업에 투자한 것 뿐"이라고 답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