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이 강한 바다이야기에 대해 유 전 차관이 제동을 걸면서 정권 실세들과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어떤 의혹 제기되나
바다이야기에 대해서는 그동안 노무현 대통령 측근 및 여권 실세 지분참여설부터 경품용 상품권 이권개입설까지 각종 루머가 끊이지 않았다.
대통령 측근이 바다이야기 게임기 제조업체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도 돌고 있고,이 업체에 여당 의원 몇 명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은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가 바다이야기 게임기 제조업체를 운영하기 때문에 영등위(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가 허가를 밀어붙였다는 의혹이 있다"며 "사행성게임 관련 정책 결정 과정에 누가 개입했는지,유 전 차관이 이를 막았다는 이유로 경질한 것은 아닌지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유 전 차관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형태의 글을 올려 "영등위에 사행성 게임 불허를 끈질기게 요구했으나 묵살됐다지요.
민관의 역할이 바뀐 듯 황당한 일입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성인오락실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허가 과정에서 리베이트가 건너갔다는 말도 나온다.
한나라당 주영성 의원은 최근 "여권 인사 3명이 성인오락실 상품권 발행과 판매에 개입해 거액의 리베이트를 챙겼다"고 주장했다.
허가 과정에 로비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상품권이 불법 환전에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자 지난달 경품용 상품권을 전면 폐지키로 했다.
○바다이야기 어떤 게임인가
문제의 바다이야기는 2004년 12월 영등위 심의에서 '18세 이용가' 판정을 받았으며 지난해 중반 이후 히트하기 시작해 전국적인 붐을 일으킨 성인용 게임기다.
슬롯머신과 같이 돌아가는 그림을 맞추면 점수를 얻는 릴게임(reel game)의 일종으로 4개 원판에 나타나는 그림에 따라 당첨 여부가 결정된다.
이 게임은 영등위 심의 과정에서 게임 1회당 소요시간 4초 이상,경품 한도 2만원 이상,시간당 이용금액 9만원 이상 등의 사행성 기준을 넘지 않아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기계식인 슬롯머신과 달리 전자식(컴퓨터 프로그램)이어서 개·변조가 쉽다.
실제 현장에는 거의 대부분 불법 개·변조돼 설치됐다.
이 같은 개·변조로 한 번에 300만원까지 딸 수 있는 연타 기능,대박 예고그림이 나오는 예시 기능 등이 추가되면서 사행성을 자극해 성인 게임장 시장을 평정했다.
바다이야기 판매사인 지코프라임은 지난해 매출 1215억원,영업이익 218억원,순이익 16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 5월엔 코스닥 우회상장을 위해 우전시스텍을 인수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