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급증하는 중동의 오일머니를 끌어들이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서방 선진7개국(G7) 가운데 처음으로 대규모 이슬람 채권(수쿠크) 발행을 추진 중이다.

한국도 금융시장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는 이 같은 방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8일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이 재무성과의 협력 아래 말레이시아의 중앙은행이자 상업은행인 뱅크 네가라 말레이시아(BNM)와 3억~5억달러(약 2900억~4800억원) 규모의 수쿠크 발행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발행 시기는 내년 1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에다 타다시 JBIC 에너지자원 국장은 특정 채권 발행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일본 정부가 이슬람식 금융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궁극적인 목표는 중동의 오일머니를 아시아 채권시장에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일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람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되는 수쿠크는 투자자들의 돈을 이슬람 율법(샤리아)이 금지하지 않는 사업에 투자한 뒤 여기서 얻는 수익을 배당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슬람교는 단순히 남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이자를 받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쿠크는 주로 부동산이나 자산임대 등 실체가 있는 거래에 투자되고 있다.

수쿠크 발행액은 2000년 초부터 급격히 늘고 있으며 최근 유가 강세로 오일머니가 넘쳐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수쿠크 발행의 4분의 3이 무슬림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이뤄지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