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하이에 진출한 이 병원이 수요일마다 실시하는 '매너(예절) 강의' 시간이다.
강사는 이지연씨.그는 직원들에게 손님 맞이하는 법,미소짓는 법 등을 일일이 설명해줬다.
매너 강의는 이씨의 어엿한 직업이다.
한국에서 고객만족(CS) 자격증을 딴 그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제조업체 식당 병원 등을 돌며 중국 직원들에게 '한국식 예절'을 전파하고 있다.
그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 회사들의 직원 서비스교육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며 "매주 5~8시간 정도 강의를 한다"고 말했다.
멀리 쓰촨(四川)성 등으로 출장을 가기도 한다.
시간당 강의료는 500위안.한 달에 125만~2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셈이다.
이씨의 사례는 중국에서 한국인이 할 수 있는 소규모 개인 비즈니스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보여준다. 식당,부동산중개,미용실,여행사,슈퍼마켓,한국의 프로들이 수시로 와서 가르치는 골프연습장,컴퓨터 수리,한의원,카센터등 다양한 개인서비스가 성업 중이다.
상하이 우중루(吳中路)의 한국자동차 전문 정비업체인 마이스터자동차수리센터.이 회사 마당에는 언제나 수리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자동차가 가득 차있다.
이 회사 정현진 사장은 1999년 대우자동차에서 퇴사한 후 맨주먹으로 상하이 자동차 정비업계를 개척한 인물.지금은 직원이 70명,연간 매출 4800만위안(약 60억원)을 올리는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매출액 대비 순익비율은 20%에 이른다.
정 사장은 "직원들을 주기적으로 한국에 파견해 정비기술을 익히도록 하고 있다"며 "한국 자동차를 갖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가장 믿을 만한 '한국차 정비소'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의 중국 내 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그의 사업 규모는 매년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 개인 비즈니스를 하는 것은 워낙 경쟁이 치열해 성공하기보다는 실패할 확률이 더 높다. 그래서 기업형이든 생계형이든 이들 소규모 서비스회사들에 적용되는 공통적인 성공 키워드를 염두에 둬야 한다.
우선 교민커뮤니티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을 상대로 한 비즈니스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의 한국인 밀집지역인 구베이(古北)의 한식집 종가.
2001년 개점한 이 식당은 요즘 주변에 한국식당이 급증,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
이 식당이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은 바로 중국인 손님이다.
박재영 사장은 "손님 중 한국인과 중국인 비율이 50 대 50 정도 된다"며 "이웃 식당에 한국 손님을 빼앗기고 있지만 중국 손님이 끊이지 않아 식당 경영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상하이 우중루의 S 한정식 식당은 중국 고객 유치에 실패,부근에 식당이 들어서면서 결국 간판을 내려야 했다.
또 다른 요인은 중국의 소비문화에 대한 이해다.
미용실 주노헤어는 상하이 주요 상권에 둔 4개 영업점 모두 순익을 기록하고 있는 탄탄한 업체.이 회사 안향자 사장의 경영철학은 '중국인이 받아들일 수 있는 고급 서비스'다.
그는 "한국의 미용기술이 중국보다 뛰어나다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화려한 머리 스타일이 오히려 중국인에게 이상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2~3년 내에 매력적으로 부상할 상권을 찾아내는 눈도 길러야 한다.
중국의 상권은 한국보다 더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인을 직원으로 써야 하는 상황에서 직원의 서비스교육도 성패를 좌우한다.
전문가들은 "소비시장 규모가 매년 30% 안팎씩 성장하는 중국은 분명 소자본 투자로 재미를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면서도 "분명한 것은 중국에서의 서비스사업 경영이 한국에서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보다 더 많이 연구하고,더 많이 땀을 흘려야 성공할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