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고린도 전서 7장 4절에는 아내가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오직 그 남편이 하며, 남편도 이와 같이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오직 그 아내가 하나니 성행위의 요구는 어느 일방이 아니라 부부 간 동등하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배 고팠던 적이나 목말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허기를 채우기 위해,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체면을 구기더라도 욕구를 해결하고 싶은 심정을 이해할 것이다. 최소한의 자존심이 무너지더라도 구걸하고 싶은 마음이 바로 그것.

근본적 욕구를 채우지 못해 생기는 갈망은 심한 좌절과 분노까지 동반하는데,부부간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선 성관계에서 불만이나 갈증을 느끼는 쪽이 대개 여성들이다. 남성은 자신이 욕구를 느낄 때 상시 접근이 허용되지만 여성,특히 중년 여성의 경우 남자의 콜(?)만 기다리는 수동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이 들어 갈수록 발기 부전이나 조루로 능력이 안 되거나 '내 맘대로' 행위에 익숙해진 남편에 대해 아내는 자신의 성을 포기해 버리는 케이스를 자주 보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시족들이 맹위를 떨치고 4050여성들도 후배들로부터 한 수 배우기 시작하면서 침대의 세력 판도(?)도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대한비뇨기과학회 학술대회 발표에 의하면 아내가 남편에게 성행위를 요구하는 빈도가 61.5%, 잠자리에서 체위를 바꾸는 등 적극적인 성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52.2%라고 한다. 이 밖에 31.5%의 여성들이 배우자의 성 능력에 대해 불만을 표현하고 있으며,12%는 성 기능 장애를 치료받도록 권하고 있다고 한다. 성 문화가 개방되고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이러한 종류의 성적 갈등이 삐져 나오기 시작한다.

"참 살다 보니 별꼴 다 보네. 이제 좋은 세상 다 지나갔어. 여자들이 보통 잘났어야지. 정신 바짝 차려야지 잘못하다간 쫓겨나는 수가 있어. 운동도 열심히 하고, 술도 조금만 마시고 담배는 물론 끊어야겠지? 잠자리도 신경 쓰고 공을 들여야지. 나만 좋으면 안 되고 같이 즐거워야 된단 말이지?"

최근 들어 남편의 성적 무능을 이유로 이혼을 신청하는 아내들, 참다 못해 불륜을 저지르고도 남편이 눈감아 줄 테니 그냥 살자고 해도 이혼하자고 덤비는 아내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있을 때 잘하자'는 말이 있다. 요즘은 과거와 같이 이혼하는 것이 대단한 뉴스 거리가 안 되는 데다 여성들이 훨씬 더 당당하게 나온다. 대부분의 남성은 이혼을 부끄러운 일로 여기지만,과반수 넘는 여성이 부끄럽지 않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에 관한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혼이 부끄러운 일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사람은 남성이 70.6%인 반면 여성은 42.8%에 그쳤다. 반면 '그렇지 않다'는 대답은 남성이 24%에 불과한 데 비해 여성은 절반이 넘는 51.5%였다. 뭔가 잘 맞지 않고 이보다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면 헤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거기에 바로 성관계가 중대한 사유로 등장하게 된다. 결혼정보회사에 의하면 요즘은 "성적인 이유로 재혼하고 싶다"고 솔직히 밝히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대범해졌고,성적인 문제로 이혼하진 않았지만 부부간의 성도 중요하기 때문에 "잠자리 데이트도 필요하다"고 하는 고객이 있다고 한다.

여성들은 날아가는데 남성들은 기고 있는 꼴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잘 모르는 남성들! 빨리 감지하는 남성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보통의 남성들은 앞으로 살아갈 날이 고달프다. 짜증 나는 세상,남성들은 죽을 맛이다. 돈 많이 벌어야지,승진해야지,밤일 잘해야지…. 기는 남편과 헤어지는 게 능사는 아니니 아내들은 침 발라가며 칭찬해 가며 같이 나는 마술을 부려 보면 어떨까?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