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사고가 발생한 학교는 23일 학생들의 건강 상태를 재차 점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일선 학교들은 학부모에게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당분간 도시락을 싸서 보내주고 여름철 위생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하는가 하면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들의 건강 상태를 일일이 확인했다.

서울 숭의여고는 21일부터 도시락과 물을 지참해야 하며 매점에서도 유효기간이 짧은 빵을 사 먹지 말라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매일 보내고 있다.

서문여중도 가정통신문을 통해 "수업 도중 밖에 나갈 수 없으므로 전원 도시락을 싸서 보내달라"고 학부모에게 요청했다.

학생들의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학교들도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바짝 긴장해 있는 분위기다.

중동고는 학교 식당의 위생상태를 조사하고 위탁업체 영양사와 협의해 앞으로도 철저한 위생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영동고도 각 가정에 통상적인 식중독 예방에 관한 가정통신문을 보낼 계획이며 환자 발생 여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최근 집단 급식사고가 발생한 서울지역의 모든 고교가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하반기 실시한 위생안전 점검에서 높은 평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당국의 위생안전 점검에 구멍이 뚫려있었다는 얘기다.

작년 하반기 중 서울시내 인문·실업계 고교,특수학교 등 283곳을 대상으로 급식 위생안전에 대한 점검을 벌인 결과 집단 급식사고가 발생한 고교 8곳이 85점에서 92.8점의 높은 평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복통과 설사 증세를 호소한 환자 302명이 발생한 숭의여고의 경우 92.8점의 높은 점수를 얻었고 역시 급식사고가 난 서울세종고(90.6점),서문여고(89.6점),중앙여고(87.2점),염광고(85.4점) 등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시교육청은 100점 만점인 위생점검 평점이 90점 이상일 경우에는 식재료 오염 및 세균증식이 근본적으로 차단된 것으로,80점 이상에 대해서는 식중독 발생 요인이 제거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는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급식의 직영 전환을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과 인천ㆍ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사상 최대 규모의 식중독 사고는 학교급식에 대한 위생관리 부재,감독 체계 부실과 급식의 민간업체 위탁운영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위탁급식체계에서는 인건비와 시설비 등이 고정돼 있어 이윤을 내기 위해 싼 재료를 찾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위탁급식체계를 직영으로 전환하고 관리,감독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급식형태별 식중독 발생률 현황을 보면 직영급식은 0.132%인 반면 위탁급식은 0.423%로 위탁급식의 사고발생률이 3.2배가량 높았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