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한 차태현과 송혜교 주연 영화 '파랑주의보'는 이뤄질 수 없는 첫사랑의 추억을 담은 멜로다.

해금강 매물도 학동몽돌비치 등 거제도의 절경이 와이드 화면에 담겨 뛰어난 영상미를 보여줬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수호(차태현)는 불치병에 걸린 수은(송혜교)의 죽음을 안타깝게 지켜본다.

공교롭게도 수호 할아버지(이순재)의 직업은 장의사다.

수은은 수호와 가까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수호 할아버지의 일터에 가고 그곳에서 관에 들어가 본다.

그리고 다채로운 장례도구들도 접하게 된다.

'파랑주의보'는 이처럼 첫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죽음'에 대해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요즘 장례식은 주로 장례대행사에 일임해 치르기 때문에 관을 별도로 구입하는 일이 많지 않다.

그러나 죽기 전에 관을 정해놓는 경우도 적지 않다.

퓨너럴앤닷컴(www.funeraln.com)은 관이나 장례용품을 판매하는 대표적인 사이트다.

이곳에서 판매 중인 가장 저렴한 오동나무관은 7만1500원이며 비싼 것은 80만원짜리 향나무관도 있다.

도포 두루마기 겹저고리 속적삼 겹바지 속바지 얼굴싸개 고깔(모자) 버선 베개 이불 요 등 남성용 수의들과 치마 겹저고리 속적삼 등 여성용 수의들도 판매한다.

가격은 총 200만원 선이다.

천연옻칠 진주(珍珠)와 광물질 안료로 만든 유골함도 주문할 수 있다.

가격은 60만원부터 100만원까지다.

이 밖에 각종 제사용품과 베두루마기 등 의전용품도 다양하게 구비돼 있으며 고인과 상주 한 명이 탈 수 있는 장의 캐딜락부터 25인승 이하의 소형 장의버스,42인승 대형 장의버스까지 빌릴 수도 있다.

참고로 2004년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조사한 우리나라 장례비용은 매장할 때 평균 1652만원,화장할 때 1198만원이었다.

매장은 비용이 많을 뿐더러 좁은 국토를 잠식하기 때문에 화장을 권하는 풍토가 힘을 얻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