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에 사는 박현정씨(30)는 1남1녀에 이어 지난 5월 셋째딸을 낳았다.
친구들 중 상당수가 아직도 미혼이지만 박씨는 어느새 세 아이의 엄마다.
박씨와 남편 정신영씨(36)는 맞벌이 교사.수입은 둘 다 합쳐 연간 5000만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다.
비교적 안정된 직업이라고 해도 아이 셋은 요즘 흔치 않은 경우다.
그나마 박씨는 현재 무급 육아휴직 중이다.
박씨는 "아침마다 큰 애를 유치원에 데려다 주기 위해 막내는 유모차에 태우고,둘째는 손을 잡고 집을 나서면 동네분들이 힐끗힐끗 쳐다보기도 한다"며 웃는다.
자녀에 대한 이들 부부의 '철학'은 단순하다.
키우는 게 좀 힘들진 몰라도 아이들은 형제·자매와 어울려서 성장해야 한다는 것.정씨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형제·자매가 있는 아이들이 친구들과 잘 다투지도 않고 이해심도 많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성이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박씨와 정씨는 "셋째 아이를 낳겠다고 했을 때 오히려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일수록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이더라"며 "그런 분위기부터 사라져야 저출산의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씨는 "아이가 한 명이면 엄마는 자녀의 '평생 친구'가 돼줘야 해 오히려 더 힘들 수 있고 지나친 관심으로 아이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그래서인지 아이가 늘 때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편 정씨도 "아이들이 달려와 품에 안길 때 행복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