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스캔들'이 일본 금융계를 강타하고 있다.

2일 일본 금융시장에서는 일본 펀드업계에서 '신의 손'으로 통하는 무라카미 요시아키(46)가 내부자거래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오전 닛케이 225 지수가 한때 1.53%까지 급락하는 등 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장 막판 소니 도요타 등 수출주들이 반등을 이끌어 일본 증시는 전날보다 상승한 채로 장을 마쳤지만 무라카미 충격의 강도는 상당했다.

수천억엔이 넘는 천문학적인 돈을 굴리는 것으로 알려진 무라카미에 대한 검찰수사가 몰고올 파장에 투자자들이 커다란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무라카미는 작년에 라이브도어의 니혼방송 주식매집이 공개매수(TOB)에 해당하는 행위인줄 알면서도 니혼방송 주식을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TOB에서 금지하는 내부자거래에 해당한다는게 검찰의 판단이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증권거래감시위원회와 연계해 이미 관계자 증언청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라이브도어그룹의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무라카미 펀드의 투자활동 일부에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라카미 펀드는 옛 통산성 관료출신인 무라카미가 1999년 설립한 펀드다.

이 펀드를 통해 그가 손대는 주식마다 대박을 터뜨린다는 뜻에서 '신의 손'으로 불린다.

무라카미 펀드의 활동이 일반에 알려진 것은 작년 라이브도어가 니혼방송 경영권을 놓고 일본 최대 민방인 후지TV와 주식매수경쟁을 벌이면서부터다.

당시 니혼방송 주식을 대거 보유하고 있던 무라카미 펀드의 동향은 매스컴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무라카미 펀드는 보유주식을 라이브도어에 매각,거액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무라카미 펀드는 인터넷 상거래 업체인 라쿠텐이 도쿄 도심에 부동산이 많은 알짜기업 TBS주식을 매집하면서 경영권 쟁탈전을 벌이는 과정에서도 보유주식을 처분,막대한 차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간사이 지방의 토박이 재벌인 한신전철 주식을 매집,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후 백기사를 자처하며 한신과 경영통합을 추진 중인 한큐홀딩스측과 주식양도가격을 놓고 협상을 벌이면서 또다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라카미 펀드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드림테크놀로지 주식에도 투자했다가 이 회사가 벤처기업 재건지원사업을 중지한다고 발표하기 직전 보유주식을 처분,'대박'을 터뜨리는 등 투자한 주식마다 대부분 큰 재미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무라카미 펀드는 일본에서 활동하면 규제가 많고 세금이 많이 나간다며 지난달 운용자산과 활동거점을 몽땅 싱가포르로 옮겨 다시 매스컴을 탔다.

이후 싱가포르에 거주하며 활동해온 그는 지난달 말 일시 귀국,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