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들은 섹스 때문에 불안하다. 실패하지 않을까 두렵고,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게 아닐까 두렵다.

많은 중년들이 아내와의 섹스를 봉사하는 퍼포먼스쯤으로 생각한다. 자신의 만족보다는 아내가 오르가슴을 느꼈는지에 더 관심이 높다. 아내가 절정에 도달하지 못하면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자책한다. 업적지상주의의 압축성장시대를 살아온 때문인지 이 땅의 4050들은 섹스를 서로 즐기기보다는 상대에게 인정받고 달성해야하는 목표쯤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그래서 할 때마다 아내의 반응을 지켜보며 초조해하고 눈치를 본다.

나이가 들면서 노화요정은 제일 먼저 성 기능을 찾아간다. 성 기능이 위축된 남성들 가운데는 자신의 모든 능력이 저하된 것인양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 완벽한 발기가 안 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러운데도 최상급의 발기에 실패하면 불안 초조해한다. 그럴수록 정상적인 발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한번의 실망스러운 결과에 과도하게 좌절하면 다음에도 좌절감이 압박 요인이 되어 또 다른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아직 신체 기능상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정신적인 강박으로 인해 발기불능 환자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한편 중년 여성들은 남자란 섹스에서 언제나 능동적이어야 하고 꼭 성공해야 하며,자신은 가만히 누워있으면 된다고 믿고 그렇게 행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중년 남성들은 좀 더 크고,좀 더 센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노심초사하게 마련이고 현실이 이상(?)을 따르지 못하면서 낙심하게 된다. 그렇다고 섹스를 포기할 수도 없으니 늘 성적인 열등감에 빠져 매사에 의욕이 줄어들고 풀죽어 지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완전히 새로운 경향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남성들이 섹스문제로 고민하거나 주눅들기보다는 커플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연하남-연상녀 커플이 바로 그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0년 전만 해도 전체 결혼에서 8.7%에 그쳤던 '연상녀-연하남 커플'이 작년엔 12.2%를 차지했다.

게다가 연상녀-연하남 커플에 대해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43%가 3~5살 많은 여성을 배우자로 환영한다고 대답했다. 무려 10살 연상 여성도 좋다는 답변도 6.9%나 됐다.

왜 이런 신드롬이 생겼을까? 남성들이 경제적인 부담에서부터 잠자리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남성상을 버거워한 나머지 짐을 내려놓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반면 젊은 여성은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성에 대해서도 수동적인 역할에 머물기를 원치 않는다. 여성이 섹스에 더욱 능동적이고 경제적으로 더욱 자립적이려면 아무래도 남자와 동갑 내지는 연상일 확률이 높다.

요새 젊은 남자들은 편하고 실리적인 선택에 맛을 들였다. 아내가 노련한 누나처럼 남편을 인도해주기를 바란다. 연하남-연상녀 시스템을 통해 '야간작업을 반드시 남성 주도로 수행해야 한다'는 섹스 스트레스에서도 벗어나고 있다.

중년 여성들이여 남성들이 나이가 들수록 겉으론 내심 역할 바꾸기를 절실히 원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신세대 커플처럼 해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아는가? "누나랑 결혼하니까 편하고 좋아.""날 이해해주고 편하게 해주지,밤에도 샤론스톤처럼 적극적이거든."

상황이 이쯤되면 중년 여성들이 대오각성하는 수밖에 없다. 남성들은 이미 바뀔 태세가 다 돼있다. 너무 서둘 것은 없다. 쉬운 것부터 시작하자. 우선 오늘밤부터 가만히 누워있지 말고 위로 올라가는 간단한 것부터 해보자.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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