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과 증상이 비슷해 오진이 많았던 만성췌장염의 새로운 진단 기준이 확립됐다.

서울아산병원 김명환 소화기내과 교수는 최근 기존의 방사선,혈액,조직검사 외에도 '스테로이드제 투여 반응 소견'을 통해 췌장염을 진단하는 새로운 기준을 추가로 제시했다.

이 같은 결과는 미국 췌장학회지 '판그레아스' 4월호에 실렸다.

김 교수는 "새 진단기준을 통해 그동안 방사선 검사에서 병변이 3분의1 이상 침범해야 췌장염으로 진단했으나 병변이 3분의1 이하에서도 만성췌장염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이에 따라 기존 방법보다 진단율을 30% 정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만성췌장염은 만성적인 염증으로 점차 췌장이 돌처럼 딱딱해지면서 장기간에 걸쳐 췌장 기능이 점차 소실되는 질환으로 90%는 술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환에 걸리면 만성 염증으로 췌장기능이 떨어져 설사,식욕부진,체중감소 등이 나타난다.

췌장염은 그동안 일본에서 제시한 기준이 전 세계적으로 통용돼 왔지만 진단기준이 모호해 환자의 30%가량이 췌장암으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많았다.

오진하면 개복술을 하게 돼 환자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준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김 교수는 "췌장염을 췌장암으로 오진하면 진단과 치료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진단율을 높여 초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면 당뇨병이나 췌장암 같은 다른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