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까르푸를 인수할 우선협상 대상자로 롯데쇼핑 등 복수의 기업이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13일 까르푸측으로부터 "복수의 우선협상 대상자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한국까르푸 관계자는 "나머지 업체에 대해선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국까르푸 입찰에 참여했던 신세계는 탈락사실을 기정사실화했지만 삼성테스코와 이랜드측은 "아직 통보를 받지 못했거나 확인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탈락됐다고 단정지을 수도 없다"고 여운을 남겼다.

까르푸측이 이처럼 우선협상자를 복수로 선정했다고 밝히면서도 롯데를 제외하고는 해당 업체가 어딘지조차 철저히 비밀에 부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매각과정 전부를 비밀로 진행해온 내부원칙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보기엔 '다른 뭔가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인수의향서를 낸 곳은 롯데 신세계 삼성테스코 이랜드 등 4곳.우선협상자 선정을 밝힌 마당에 굳이 나머지 업체를 숨길 이유가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체 일각에서는 '제3의 협상자'를 선정해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의 이온그룹이나 월마트 등 외국 기업이 비공개리에 인수의향서 제출과정에 참여했고,이들이 복수 우선협상자 명단에 올랐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복수로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 건 한 번 더 경쟁을 붙여 몸값을 끌어올리려는 속셈"이라며 "그동안 진행과정을 보면 인수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종 계약자 선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까르푸는 인수희망 업체에 옵션 요구사항으로 임직원들의 2년간 고용승계 보장,임대 매장 건물주와의 개별 협상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에 참여한 업체들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매각협상에 지칠대로 지쳐있다"며 "터무니 없는 인수가격 제시나 무리한 옵션을 계속 강요하면 자칫 '판'이 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