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결산법인(유가증권시장 기준)의 현금성 자산 보유액이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었다. 이는 기업들이 수익성 위주 경영에 주력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투자에 적극 나서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487개사의 현금성 자산 보유액은 지난해 말 현재 50조4080억원으로 2004년(46조8389억원)보다 7.6% 증가했다. 현금성 자산은 수표 등 통화대용증권이나 당좌예금 등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등가물에 단기 자금운용 목적의 1년 미만 금융상품을 포괄한 것이다. 지난해 현금성 자산 중 현금 및 현금등가물 보유액은 28조5929억원으로 24.5%나 증가한 반면 단기금융상품은 21조8151억원으로 8.6% 줄었다. 상장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은 △2000년 21조원 △2001년 23조원 △2002년 30조원 △2003년 39조원 등으로 해마다 꾸준히 늘어왔다. 김학균 한국증권 연구위원은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 증가는 재무 안정성 측면에선 긍정적이지만 기업들이 설비투자보다 자사주 매입 등 자본시장을 통한 주주가치 높이기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며 "장기적으론 경제의 역동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