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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우화같은 로맨틱 스릴러 '달콤, 살벌한 연인'


연애에 관한한 숙맥인 남자와 연애박사인 여자가 갖는 첫 키스신의 대사.


"이게 뭐예요?"(남자)


"혀요…싫어요? 빼요?"(여자)


"빼지마요,빼지마. 혀 너무 좋아.음…"(남자).


베드신에서 나누는 대사도 재미 있다.


"땀 때문에 씻어야 하는데."(여자)


"괜찮아요,저혈압이라서 짜게 먹어도 돼요."(남자)


손재곤 감독의 '달콤,살벌한 연인'에서 대사는 웃음을 이끌어 내는 원천이다. 실제 상황에서는 있을 법하지 않은 대사들이 극중 에피소드에 그럴 듯하게 녹아든다. 키스신의 대사가 연애의 달콤한 환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싸움신의 대화에서는 연애의 두려운 이면이 담겨 있다.


"지금 나한테 '씨발'이라고 그랬어요?"(여자)


"네,씨발이라고 그랬어요. 나도 화나면 욕해요."(남자)


여주인공의 여자친구가 스테이크요리를 먹으며 여주인공에게 내뱉는 말에는 모골이 송연해진다.


"넌 참 비위도 좋다. 어제는 (사람을) 쑤시고,오늘은 (고기를) 썰고."


그러나 이처럼 살벌한 대사마저 관객을 웃긴다. 대사는 일반적인 남녀의 역할을 뒤집거나 살인과 같은 끔찍한 행위를 천연덕스럽게 요리에 비유한다.


이 영화는 곳곳에 '살인'이 등장하지만 코믹잔혹극이 아니라 로맨틱스릴러로 분류된다. 끔찍한 살인 장면은 화면에 직접 등장하지 않는다. 대사에 실려 간접적으로 전달되거나 전후 상황에 대한 장면들만 포착된다.


살인자인 여주인공 미나(최강희)도 정신병자가 아니라 정상적인 캐릭터다. 그녀는 영화속에 인용된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벌'의 라스콜리니코프처럼 스스로 살인을 정당화하거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어책으로 살인한다.


남자주인공 캐릭터도 수위조절이 적절하다. 대우역의 박용우는 단순히 바보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처음에는 여자에 대해 숙맥이었지만 연애에 서서히 눈뜨면서 즐기게 되는 인물을 무난하게 연기했다. 때문에 이 작품은 마치 연애의 상반된 속성을 담은 우화와도 같다. 처음에는 고상하고 달콤하게만 보이던 연인이 저속하고도 무서운 면모를 지녔음을 점차 깨닫게 되는 우리네 일상의 단면을 성공적으로 포착한 것이다.


4월6일 개봉,18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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