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는 어떤 자동차를 타고 다닐까.'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궁금증을 가졌을지 모른다.


최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세계적인 억만장자(순자산 10억달러 이상)들 가운데 빌 게이츠,워런 버핏 등 10명의 부호들이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를 소개했다.


이들 억만장자는 일반인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페라리 부가티 BMW와 같은 최고급 자동차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링컨이나 마쓰다와 같은 비교적 평범한 자동차를 타는 부호들도 많았으며,심지어는 닷지나 포드 픽업과 같은 트럭형 자동차를 타는 갑부들도 있었다.


천문학적인 재산을 가진 이 부호들은 자동차를 '부의 상징'이 아닌 그저 이동이나 운반을 위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465억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해 포브스 조사에서 12년째 세계 최고의 부자 자리를 꿰차고 있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1999년식 포르쉐 911 컨버터블과 1988년식 포르쉐 959 쿠페를 가지고 있다.


1988년식 포르쉐 959는 전 세계적으로도 230대밖에 없는 희귀 자동차에 속한다.


주로 운전하는 자동차는 911 컨버터블이다.


440억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한 세계 2위 갑부 워런 버핏의 자동차 차량 번호판에는 '검소한(THRIFTY)'이란 문구가 새겨져 있다.


세계 2위의 부호란 점을 감안하면 그의 차 또한 비교적 검소한 2001년식 링컨 타운카다.


그는 링컨의 넓은 좌석을 맘에 들어한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 창립자이자 세계 4위 부자로 꼽힌 잉그리드 캄프라드는 1993년식 볼보 240GL 한 대를 13년째 타고 있다.


심지어 그는 자동차 운전도 마다하고 대중 교통을 즐겨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행기도 이코노미석을 애용하며 화려한 호텔 투숙도 하지 않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MS의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은 빌 게이츠와 같은 1988년식 포르쉐 959 쿠페를 소유하고 있다.


그는 마쓰다 B시리즈 픽업도 한 대 가지고 있다.


포르쉐 959 쿠페 차종은 결함이 있어 미국 내에서 운행이 금지된 상태라 유럽에서만 운전하고 미국에 있을 때는 마쓰다를 몰고 다닌다.


멋진 승용차 대신 트럭을 모는 갑부들도 많다.


월마트 그룹의 상속자인 짐 월튼은 2002년식 닷지 다코타 픽업과 1999년식 시보레 실버라도 픽업을 가지고 있다.


넓은 짐칸이 필요할 때는 시보레 실버라도를 이용하지만 닷지 다코타를 더욱 애용한다.


월마트 그룹의 또 다른 상속자인 앨리스 월튼 역시 트럭형인 2006년식 포드 픽업을 몰고 다닌다.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최고경영자(CEO)는 2005년식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인 허머 H2를 주로 애용한다.


물론 고급 자동차를 타는 것을 즐기는 억만장자들도 있다.


오라클의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은 힘 좋고 디자인이 뛰어난 고급 세단인 벤틀리 플라잉 스퍼를 소유하고 있다.


그는 또 다른 벤틀리인 컨티넨털 GT도 가지고 있다.


고풍스러우면서도 실용적이고 세련된 벤틀리의 성능과 균형 잡힌 드라이빙을 즐기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왈리드 왕자는 많은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롤스로이스 팬텀,인피티니 FX 45,허머 H1,볼보 XC90 등이 그가 소유한 자동차다.


이 밖에 MS의 스티븐 발머 CEO는 2001년식 링컨 컨티넨털을 몰고 다닌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