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부산항 4부두 맞은편의 부산진역 컨테이너 야적장에는 파업 여파로 열차 운행이 중단돼 역을 빠져나가지 못한 컨테이너가 잔뜩 쌓여 있다.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 열차도 레일 위에 멈춰서 있다. 부산진역 철도화물을 관리하는 한국철도공사 부산진역 물류영업부의 윤영만 역무팀장은 "하루 1600개 정도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해 왔는데 화물 열차가 41회에서 14회로 크게 줄면서 처리물량이 70% 정도 감소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현장의 한 직원은 "현재 급한 화물은 철도 대신 육상트레일러로 실어나르고 있다"며 "그러나 파업 장기화로 컨테이너가 야적장을 가득 메우게 되면 부산항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철도역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지게차를 사용,화물을 기차에서 싣고 내리는 업무를 맡고 있는 운송업체도 파업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부산진역의 화물을 처리하고 있는 코레일 로지스의 김병복 부장은 "가뜩이나 물량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철도화물 일감이 70%나 줄어들어 큰일"이라고 말했다. 부산진역에서 승용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 신선대부두도 사정은 마찬가지.파업이 시작된 지난 1일부터 하루 컨테이너 철도운송 물량이 평소보다 70∼75% 줄었다.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의 이성규 운영팀장은 "무게가 많이 나가는 기계 등의 중량화물은 도로보다는 철도로 운송해야 한다"며 "파업사태의 장기화로 철도 운송 횟수가 줄어들고 있어 수출입 중량화물의 운송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외국선사인 N사의 김 모 부장은 "부산항은 이미 컨테이너 처리 실적이 세계 3위에서 5위로 추락했다"며 "이 같은 위기상황에서 철도파업이 장기화되면 동북아 허브항 도약이라는 부산항의 꿈은 사라지는 것은 물론 삼류항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철도 파업 이후 부산을 오가는 화물 열차는 하루 32편으로,평소 144편에 비해 22%에 불과한 실정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