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12개 계열사를 비롯한 35개 기업이 28일 일제히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결산실적 승인과 이사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참여연대가 일찌감치 삼성전자 등의 주총에 불참할 뜻을 밝힌 가운데 열린 이날 각사 주총은 조용하면서도 차분하게 진행됐다.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 빌딩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총도 참여연대의 문제 제기로 어수선했던 예년과 달리 큰 잡음없이 끝났다. 이날 주총에서는 모든 안건이 표결없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특히 이날 주총은 1시간20분 만에 끝나 1998년 이후 최단시간에 종료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 때문인지 참여연대의 공세에 얼굴을 붉히곤 했던 윤종용 부회장도 예년과 달리 의사진행 발언을 하는 주주들과 농담을 주고받는 등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주주들의 우호발언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이건희 회장 등 경영진이 건강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주주는 "정치권에서 윤종용 부회장을 선거에 끌어들이려고 하는 데 응하면 안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 중 처음으로 주총을 연 삼성카드는 이날 전용수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하며 전체 이사회의 과반수(4명)를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삼성전기도 이날 주총을 열고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고 이사 보수한도를 65억원에서 7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삼성SDI는 김순택 사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3명을 재선임하고 정갑영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다른 대기업들의 주주총회도 비교적 순조롭게 치러졌다. LG필립스LCD는 필립스 CE부문 전 사장인 러디 프로부스트씨를 이사로 선임했고,에스원도 새로운 일본인 사장을 맞이했다. 태평양제약은 특별퇴직금 지급기준 변경안을,태광산업은 이호진 회장의 대표이사 재선임안을 무난하게 통과시켰다. 영보화학은 이날 주총을 열어 집중투표제 배제조항을 삭제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