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바다가 4월부터 유료로 전환키로 함에 따라 '디지털 음악 유료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됐다. 지난해 국내 최대 무료 음악 스트리밍(실시간전송) 사이트인 벅스가 유료화한 데 이어 국내 최대 P2P(개인 간 파일 공유) 사이트인 소리바다가 유료로 전환하고 나면 인터넷에서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소리바다는 음악저작권 단체인 음악제작자협회(음제협)와 서비스 유료화에 합의함으로써 지난해 11월 법원의 가처분결정으로 중단된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소리바다는 4월 유료 전환에 대비해 '소리바다5'를 내놓고 3월 한 달 동안 무료 시범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음제협 관계자는 "국내 20여개 P2P 사이트와도 유료 전환에 관해 협의하고 있다"면서 "소리바다의 유료화 시기인 4월1일 전후로 다른 사이트들도 유료로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료화에 합의했지만 유료화 방식에선 아직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서희덕 음제협 회장은 2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음악 파일을 내려받는 만큼 돈을 내는 종량제를 기본으로 하되 정액제를 일부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정환 소리바다 대표는 곧바로 "기술적으로 어떻게 유료화를 진행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음제협과 소리바다의 입장이 다르다"면서 "아직 결정된 것이 없는 만큼 3월 말까지 논의를 계속해 추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유료 음악 사이트의 요금체계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음제협 서 회장은 "벅스 멜론 뮤즈 등과 비슷한 수준에서 요금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액제일 경우 월 3000원,종량제일 경우 곡당 500~800원이 될 것이란 얘기다.


업계는 소리바다가 유료화되고 나면 온라인 유료 음악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음악 시장보다 더 큰 규모로 추정되는 불법 음악 시장(무료 다운로드,무료 스트리밍 등)이 벅스와 소리바다의 유료화로 크게 위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음악산업협회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 따르면 온라인 음악 시장은 이미 2003년 오프라인 음반 시장을 뛰어넘었고 지난해에는 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00억원대로 위축된 오프라인 음반 시장의 4배가 넘는다.


음악업계 관계자는 "이미 온라인 음악도 유료라는 인식이 대세"라며 "소리바다에 이어 다른 P2P 사이트도 잇따라 유료로 전환하고 나면 디지털 음악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