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8 16:14
수정2006.04.08 20:00
도쿄대 경제학부의 다카하시 노부오 교수는 미국 기업식 성과주의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다카하시 교수는 "전형적인 일본 기업에선 직원들이 성과에 대한 보상을 급여가 아니라 '다음에 주어질 더 큰 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 자체가 직원들의 동기를 유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일본 기업의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다카하시 교수는 임금과 직접 연동되는 성과주의를 비판하고 기업의 인재육성을 강조해온 대표적인 학자다.
그가 쓴 '허망의 성과주의''키워가는 경영전략'이란 책도 그런 내용을 담아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는 기업의 생산성이 오르는 것도 직원들이 한 기업에 오래 근무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기업은 직원들의 이직이나 인재 유출에 신경쓰지 않고 직원 교육에 투자할 수 있다"며 "직원들도 무리한 임금 인상을 자제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카하시 교수의 일본식 경영 예찬론은 최근 오쿠다 히로시 일본 게이단렌 회장이 주창한 '일본식 경영의 승리'와도 맥을 같이 한다.
오쿠다 회장은 "일본경제의 회복은 고용 보장을 우선하는 일본식 경영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경제주간 닛케이 비즈니스도 2003년 말 미국식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하거나 경영위원회를 설치한 소니 등 156개사와 캐논 등 일본식 경영을 고집한 215개사의 실적을 비교한 결과 일본식 기업의 실적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일본 경제의 현안에 대해선 '단카이 세대'(1947~1948년 태어난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퇴장을 제1의 문제로 꼽았다.
그는 "2007~2008년이면 단카이 세대가 대부분 정년퇴직을 하게 된다"며 "장기불황을 거치면서 일본에서도 정규직 채용이 줄고 후진 양성이 부실해진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