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대우일렉으로부터 '타임머신'상표권을 넘겨받아 프리미엄 평판 TV시장 주도권잡기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대우일렉도 이르면 내달 중 '저장+알파'기능을 갖춘 평판 TV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프리미엄 디지털TV 시장을 둘러싼 가전 3사 간 경쟁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LG전자,'타임머신'상표권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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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대우일렉은 지난 18일 '타임머신'상표권 양수·양도계약을 체결했다.


LG전자가 '타임머신'상표권을 대우일렉으로부터 넘겨받는 대신 일부 TV기술 특허를 공유하는 '바터 형식'의 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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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약으로 LG전자는 앞으로 '타임머신'브랜드를 LCD 및 PDP TV에 직접 사용,마케팅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가 지난해 4월 출시한 저장기능 LCD TV는 160기가바이트용량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내장,생방송을 잠시 멈췄다 볼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타임머신 TV'로 알려지면서 히트상품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LG전자는 '타임머신'이라는 이름 대신 '타임머신 기능을 갖춘 평판TV'로 제품을 알려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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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상표권을 대우일렉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일렉은 지난 2000년 출시한 DVD레코더에 '타임머신'이름을 붙이면서 상표권을 등록해놓은 상태다.


◆삼성과 대우일렉도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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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저장형 LCD·PDP TV(타임머신 TV)가 프리미엄 제품으로 각광받으면서 삼성전자와 대우일렉도 자체 브랜드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내달 말 새로운 방식의 저장형 LCD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저장 플러스 알파'기능을 갖춘 새로운 제품으로 LG전자의 타임머신 TV와 차별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DM사업부 관계자는 "동영상 플레이 기능 등을 강화한 컨버전스 제품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타임머신' 상표권을 넘겨준 대우일렉도 새로운 브랜드의 저장형 평판 TV를 개발 중이다.


대우일렉은 한때 '타임머신'브랜드로 밀어붙이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이미 '타임머신=LG전자'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판단에 따라 '윈윈' 차원에서 상표권을 넘기고 기술특허를 공유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대우일렉은 저장뿐 아니라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내장한 새로운 브랜드의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가전 3사가 경쟁적으로 저장기능을 갖춘 평판TV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높은 수익성과 표준경쟁 때문이다.


저장기능의 평판TV는 동급 일반형 TV에 비해 가격이 50만원 이상 비싸지만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LG전자 타임머신 TV의 경우 출시 1년도 채 안돼 LG전자 전체 평판 TV 판매량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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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경쟁업체인 일본 도시바가 '잠깐만 TV'를 내놓은데 이어 히타치도 42,55인치 저장형 PDP TV를 출시하는 등 타임머신 기능을 갖춘 평판 TV가 새로운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도 삼성전자와 대우일렉이 제품 출시를 서두르는 배경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