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가 예산으로 무선 랜(LAN) 제품을 구매하는 정부 기관에 자국 표준을 적용한 제품을 우선 구매토록 해 미국 등 외국 기업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지침을 2월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9일 보도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특별한 보안이 필요한 기관은 중국 표준을 적용한 무선 랜 제품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무선 랜 제품은 무선 통신을 가능케 하는 칩과 이를 탑재한 PC 및 통신장비 등을 일컫는다. 인텔의 센트리노칩이 한 사례다. 중국은 무선 랜 부문의 보안표준으로 'WAPI'라는 독자 표준을 제정한 뒤 지난 2004년 중반 이 표준을 적용하지 않은 무선 통신제품은 생산은 물론 수입 유통도 할 수 없도록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텔 등 미국 업체의 시장 축소를 우려한 미국 정부의 강력한 반발로 이 계획은 무기 연기된 상태다. 미국 업계는 Wi-Fi라는 무선 랜 표준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구매 지침에 대해 인텔을 비롯한 외국업계와 미국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중국의 IT컨설팅기관인 CCID의 분석가 리커는 "정부 예산 구매제품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세계무역기구(WTO)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중국의 자국 기술 제품 우대 움직임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