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람 알라이쿰'(평화가 당신에게)은 주로 아랍인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인사말이다.
중동 비즈니스의 중심 두바이(아랍에미리트)에서 자연스럽게 이런 인사말을 주고 받는 한국인들이 있다.
한국외국어대 동문들이다.
분기마다 두바이의 한국 식당에 모여 사업정보를 교환할 정도로 탄탄한 동문회 조직도 갖췄다.
현재 두바이에 거주하는 외대 동문은 40여명.이 중 절반 정도는 대학에서 아랍어를 전공했다.
다른 대학 출신들이 대기업 주재원으로 나와 3∼5년 근무하고 귀국하는 것과 달리 외대 동문들은 중동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외대 동문들은 대학 시절 익힌 아랍어 영어 등 외국어 능력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쌓아온 현지 비즈니스 노하우를 더해 대기업 '사령탑'으로,또는 중소기업 사장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두바이 외대 인맥의 '대부(代父)'격인 권탄걸 현대건설 지사장(정외과 67학번)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을 거쳐 아랍에미리트까지 중동 생활 18년째를 맞고 있다.
현재 아부다비~두바이 간 송전선 공사 등 5개 현장 10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문학이 아니라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2개 이상의 실용언어를 공부하고 졸업하는 것"을 외대 출신들의 최대 강점으로 꼽는다.
오만에서 플랜트 공사를 잇따라 수주한 유명재 LG상사 지사장(아랍어과 71학번)은 아랍어과 동문의 '맏형'이다.
1979년 중동에 첫 발을 디딘 이후 국내 근무 기간을 제외하고 '타향살이' 24년째다.
"유 선배는 학창시절 무지하게 공부했어요.
그런 열정이 결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죠." 아랍어과 후배들의 말처럼 유 지사장은 가장 현지화된 외대 동문이다.
'마르완(Marwan)'이라는 아랍어 이름에 종교까지 이슬람이다.
"물건을 팔러 하루종일 돌아다니다 보면 검은 구두가 모래먼지로 백구두가 돼 버리곤 했다"고 주재원 초창기 시절을 회상하는 그는 중동 각국의 고위급 인사들과 막강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았다.
이 밖에 조학래 금호타이어 본부장(노어과 72학번),정계현 기아차 본부장(영어과 73학번) 등도 해당 기업의 중동지역 책임자로서 중동 마케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현지 주재원으로 근무하다 독립,현지에서 자기 사업을 벌이는 외대 동문들은 유태인 중국인 인도인 페르시아인 아랍인 등 이른바 '세계 5대 상인'이 총집결,경쟁하는 '열사의 땅'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무역회사 리오트레이딩의 신동철 사장(아랍어과 77학번)은 87년 ㈜선경(현 SK네트웍스) 주재원으로 시작된 중동 생활 19년의 승부수를 띄워 둔 상태.다음달 두바이 제벨알리 자유무역지대에 연간 150만장의 담요를 생산하는 공장을 준공한다.
그는 "양모의 촉감이 나도록 만드는 담요는 아랍인은 물론 이곳에서 일하는 인도 파키스탄 노동자들이 대거 구매해 고향으로 가져가는 인기 제품"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두바이 외대 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김우솔 우솔무역사장(아랍어과 81학번)은 "학창시절 아랍어를 영어로 번역한 사전과 영어를 다시 한국어로 풀이한 사전 두 권을 들고 다니며 익힌 아랍어와 지금껏 체득한 이슬람문화가 우리의 무기"라고 말했다.
한편 두바이에 주재하진 않지만 KOTRA 무스카트 무역관의 이관석 관장과 트리폴리(리비아) 무역관의 정영화 관장은 아랍어과 84학번 동기로 한국 기업 수출지원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두바이=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