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을 준비하면서 검토한 미국 법원의 재판 기록만 수만 페이지에 이릅니다." 지난 23일 이른바 '기저귀 특허 소송' 항소심에서 LG생활건강 쌍용제지를 대리해 승소한 법무법인 광장의 임성우 변호사(사진·39).그는 최근 국내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는 세계 최대의 기저귀 회사 킴벌리 클라크사를 상대로 역전승을 이끌어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임 변호사가 항소심에서 이긴 두 회사의 소송은 1심에서는 모두 패소했던 사건들이다. "미국에서 킴벌리 클라크사가 패소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1심에서 진 이후 미국 법원의 기록들을 찾아내 검토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항소심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확신이 든 임 변호사는 이때부터 광장의 지식재산권팀 소속 변호사 6명 외에 추가로 6명의 변호사,3명의 미국 변호사를 합류시켜 미국의 재판 기록들을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회의실에서 기술설명회만 다섯 차례 열었다. 설명회는 담당재판부 판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원고와 피고 측 변호사들이 쟁점이 된 특허기술에 대해 변론을 펼치는 그야말로 진검 승부였다. 임 변호사는 "미국 법원의 기록들을 검토하고 기술설명회를 여는 과정에서 점차 유리한 증거를 확보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