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둔 LG카드가 조용하다. 다른 카드사들이 연말특수를 노려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포인트 사용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사은품을 제공하는 행사 외에 별다른 이벤트도 준비하지 않았다. 3·4분기까지 누적순이익이 사상 최대치인 1조1980억원을 기록한 회사답지 않은 행보다. LG카드가 이처럼 조용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역시 이번 연말이 매각을 앞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LG카드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JP모건을 매각주간사로 선정하고 우리금융 및 신한금융지주가 인수전에 참여할 뜻을 적극적으로 밝히는 등 LG카드의 매각작업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런 미묘한 시점에 마케팅를 과도하게 진행해 '출혈경쟁을 벌인다'는 인상을 심어줄 경우 매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LG카드 내부의 분위기다. LG카드의 한 관계자는 "박해춘 사장이 요즘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이 '정도경영'과 '민원최소화'"라며 "매각작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마케팅 경쟁은 억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LG카드가 대규모 부실회원 정리로 자산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어서 신규회원 모집은 비교적 활발한 편"이라며 "그러나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이벤트나 영업활동은 성수기인 연말을 앞두고 오히려 위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