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3년 설립된 정일건축연구소를 전신으로 77년 법인 전환한 (주)정일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www.jungilar.com)는 42년의 연혁이 말해주듯 한국 건축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브랜드'다. 현대건축의 역사가 대략 50년 남짓 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일을 이끄는 '영원한 현역' 송기덕 회장이 한국 건축의 산증인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개인적으로 7~8년을 학업과 수행기간으로 보내고 42년 동안 현업에 몸담아 왔기 때문이다. 정일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건축주가 원하는 미적, 기술적 완성도가 탁월한 작품들을 쏟아낸다. 업계의 '맏형'답 게 정일의 기술적인 능력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수준이다. 건물의 조형적인 아름다움과 함께 실수요자가 만족하는 최상의 합리적인 설계를 이끌어 낸다. 여기에는 국내최고 수준의 디자인팀과 함께 실무기술진, 조경, 구조, 전기, 기계 등의 전문기술진이 한몫했다. 숙박 및 레저, 업무시설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정일은 별도의 마케팅 활동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입소문만으로 놀라운 영업실적을 거두고 있다. 용산 외국인학교와 왕십리 민자역사, 연세세브란스빌딩, 경남에 위치한 한국 아이피쇼우드 공장, 롯데마포주상복합타운 및 해운대 우동 주상복합타운 등이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정일의 가장 큰 경쟁력은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설계이다. 외국 업체를 비롯해 경쟁업체의 끊임없는 도전 속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거뜬히 수주해 내는 것도 기술력과 완성도 높은 설계 및 서비스에서 그 비결을 엿볼 수 있다. 기능위주의 합리성을 지향하는 자신의 건축 관을 바탕으로 정일을 건축 설계의 '명가'로 키워낸 송기덕 회장은 실수요자가 만족할 수 있는 합리적인 건축에 장인 혼을 담아낸다. "작품이 너무 이상론에만 빠지다보면 현실과는 동떨어진 작품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머리만 큰 건축'은 의미가 없다고 봐요. 물론 작품성을 중시하는 건축가로서의 욕심도 있지만, 그 욕심 못지않게 클라이언트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명장이 만드는 건축물에는 혼이 담겨 있다고 했던가. 예술과 유행에 편승한 과다한 기교로 현혹하기보다는 인간에 대한 고민이 엉켜있는 건축물을 만드는데 일생을 바쳐온 송 회장에게 있어 '작품'과 '실용'의 간격 줄이기, 혹은 공통분모 찾기는 영원한 딜레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