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증권 유동원 상무 "증시 재평가때 2000 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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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의 대표적 신중론자로 꼽히는 씨티글로벌마켓(CGM)증권 유동원 상무가 20일 "본격적인 재평가가 이뤄질 경우 2008년 말까지 종합주가지수가 20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통화량 증가율이 유지되고 한국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16% 수준으로 올라간다면' 등의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지수에 사실상 '부분 투항'한 것이라는 게 증권가 평가다.
유 상무는 "재평가가 이뤄지려면 한국증시에 대한 위험도가 선진국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여러가지 전제가 충족돼야 하는데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단기적으로 1220까지 오른 뒤 내년 중 900포인트까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기존의 전망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조정의 근거로 내년에 통화량(M1) 증가율이 현재의 15% 수준에서 6%대로 떨어지고,상장기업들의 ROE 또한 시장 컨센서스(16%)보다 낮은 14.3%로 예상되는 점 등을 들었다.
그는 그러나 "900선까지 조정을 받은 뒤 2007년과 2008년 한국기업들의 ROE가 16%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만 확인된다면 완전한 재평가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1500~1600까지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상무는 "1980년대 일본증시나 90년대 미국증시의 사례처럼 3~4년간 현재 수준의 저금리가 유지돼 통화량이 급증하고 증시의 유동성이 늘어난다면 지수가 2000까지 올라가는 랠리를 연출할 수 있겠지만 이 경우 경제 전반의 거품 붕괴로 2000선 근처에서 30~40%가량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핵 리스크 해소와 관련해선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포기는 증시의 리스크를 일시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본질적 위험은 북한 체제를 지탱하기 위해 남한이 지불해야 할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유 상무는 "5년 이상 돈을 묻어둘 생각이라면 채권이나 은행 예금보다 주식 투자가 낫겠지만 향후 1년간은 조정이 필연적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이익실현이 낫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요즘처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고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 주식투자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유 상무는 또 "주식투자를 하려면 블루칩을 사야지 중소형주나 코스닥에 투자해선 안 된다"며 "현재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중소기업들의 30%는 순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돼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글=박성완·사진=김정욱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