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윤홍근 회장님
"회장님,창립 10주년 행사에 들어가는 돈도 돈이지만 점주들이 하루 동안 가게문을 닫아야 하는 데서 오는 유·무형의 손실을 생각해야 합니다. 회장님이 평소 '맥도날드'같은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커 나가자고 강조하지 않으셨습니까.그렇다면 샴페인은 아껴 두는 것이 어떨까요."
한 가맹점주의 서신
-------------------------------------------------------------------
"오늘 당장 창립기념식 준비를 중단하라."
윤홍근 BBQ 회장이 오는 9월1일로 예정됐던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지난 17일 돌연 취소했다.
회사는 창립 10년 만에 12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알짜기업으로 성장한 것을 자축하기 위해 가맹점주 2500여명을 서울로 불러 모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대대적인 행사를 열 계획이었다.
행사를 위해 잡은 예산만 10억원.
윤 회장은 "한 가맹점주가 보낸 편지를 읽고 나서 경영자로서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가 보여준 편지에는 BBQ가 1등 브랜드가 될 때까지 샴페인을 아끼자고 호소하는 내용 등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창사 10주년 기념행사를 모두 취소하는 대신 윤홍근 회장은 9월1일부터 두 달간 가맹점 2500여개를 모두 순회하는 '전국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윤 회장은 "이런 가맹점주들이 있기에 지금의 BBQ가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영업에 바쁜 점주들을 서울로 불러 모으지 말고 제가 직접 찾아가 만나자고 결심한 것은 잘한 일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