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최근 2년 만에 최고점까지 올라서자 창업자나 경영진 등이 차익실현에 나서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NHN의 김범수 대표를 비롯해 삼우이엠씨 정규수 대표,에스엠 이수만 이사 등이 대표적이다. 유니슨 현진소재 무학 성광벤드 미광콘텍트 올리브나인 등의 대표나 최대주주도 매도 대열에 동참했다. 경영진 매도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기업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적이 탄탄하면서도 최대주주 지분율이 50~60%에 달했던 주식들의 경우 오히려 호재로 인식돼 주가도 상승세다. ◆2~3년 만의 지분 매각 줄이어 17일 증권선물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NHN의 김범수 대표는 최근 지분율을 2.34%에서 1.95%로 줄였다. 김 대표가 지분을 처분한 것은 NHN의 상장 이후 처음이다. 증권업계에서는 NHN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자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 외에도 장기간 보유하던 주식을 시장에 내놓은 CEO나 최대주주들이 적지 않다. 삼우이엠씨의 정규수 대표는 4년여 만에 대규모 물량을 팔았다. 지분율은 34.44%에서 27.69%로 낮아졌다. 이 회사의 주가는 최근 3년여 만에 최고치까지 올라선 상태다. 현진소재 이창규 대표와 특수관계인들도 올 들어 지분을 꾸준히 팔고 있다. 62.20%에 이르던 지분율은 38.47%로 급감했다. ◆유동성 해소 주식 날아볼까 최대주주나 CEO의 지분 매도는 시장에서 악재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의 지분 매도 공시일 주가는 급락세를 보이는 사례가 많다. 물량부담에 따른 우려나 '경영진이 주가가 고점이라고 판단했다'는 분석 때문이다. 지분율이 적은 기업은 M&A(인수합병) 우려감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들의 지분 매각이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적이 탄탄함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 지분율이 너무 높아 그동안 유동성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외국인 참여도 미미했던 종목들이다. 현진소재는 올 들어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는 동안 주가가 114%나 뛰었다. 1%에도 못 미치던 외국인 지분율도 10%를 넘어섰다. 성광벤드와 이니텍도 최대주주가 4~5%가량 주식을 팔았고 같은 기간 외국인들이 꾸준하게 매집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실적호전 비IT(정보기술)종목의 경우 그동안 유동성 측면이 걸림돌로 작용했던 게 사실"이라며 "이들 종목엔 최대주주 지분 매각이 오히려 상승에너지를 촉발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