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2:03
수정2006.04.03 02:05
6·15 남북 공동선언 5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방북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나 북핵문제와 남북관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남측 현직 통일부 장관이 김 위원장과 독대한 것은 2000년 9월 박재규 당시 장관 이후 5년 만으로,1년 가까이 표류하고 있는 북핵 6자회담과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이날 면담은 오전 북측의 전격적인 통보에 따라 정 장관이 김 위원장을 예방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정 장관은 이에 따라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를 출발,대동강 영빈관에서 김 위원장과 2시간30분 동안 단독면담을 가진 데 이어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에는 김 위원장이 "과거에 만났던 지인들을 만나고 싶다"며 2000년 6·15 공동선언에 기여한 인물들을 초청,임동원·박재규 전 통일부 장관과 최학래 한겨레신문 고문,김보현 전 국가정보원 3차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면담에서 정 장관은 북핵문제 및 이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의 긴장완화 방안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김 위원장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핵 포기시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북·미 간 수교를 염두에 둔 '보다 정상적인 관계'로 개선을 추진한다는 한·미 정상회담의 세부 합의내용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북핵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전제로 우리측이 제안할 '중요 내용'에 대해서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북핵문제를 포함,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 전반에 대한 북측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미국이 북한의 체제와 제도를 인정하면 북한도 미국을 우방으로 대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한 김 위원장의 의견 표명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오찬면담을 끝내고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로 와 당국 대표단과 함께 평양 순안공항으로 이동,전세기편으로 서울로 돌아왔다.
정 장관은 곧바로 청와대를 찾아 노 대통령에게 면담 결과를 보고했다.
평양=공동취재단·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