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지난 1분기에 9.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국가통계국이 20일 발표했다. 이는 중국 정부의 올해 목표치 8%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중국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정보센터가 추정했던 1분기 예상 성장률(8.8%)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중국의 1분기 고성장은 30%를 웃도는 가파른 수출 증가에 힘입은 것이어서 미국 등의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기 감속을 위한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대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고성장 배경 예상치를 웃도는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수출과 함께 고정자산투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1분기 수출은 1천5백59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4.9% 늘어 수입증가율(12.2%)을 훨씬 상회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중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1백66억달러에 달했다. 작년 1분기에는 무역수지가 86억달러의 적자를 보였다. 이런 양상이 지속되면 올해 무역수지 흑자 폭이 작년(3백20억달러)의 2배가 넘는 6백6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1분기 고정자산투자도 1조9백98억위안(1위안은 약 1백25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8% 늘었다. 소비 증가율도 11.9%에 달해 전년 동기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물가는 2.8% 올라 중국 정부의 올해 목표치(4%)보다 낮았지만,원자재 연료 등의 구매가격은 10.1% 상승해 물가 상승 압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정부의 선택은 문제는 중국의 수출 급증을 바라보는 외국의 시각이다. 위안화 가치를 달러에 사실상 고정시킨 덕에 달러가치 하락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중국의 수출이 급증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고정환율제를 버리고 변동환율제를 채택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19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변동환율제 쪽으로 가는 잠정적인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며 "우리는 중국이 환율을 변동시키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이 가능한 한 빨리 그런 조치를 취하고 궁극적으로 변동환율제로 갈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우선 수출 억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섬유제품은 외국으로부터 수입 규제를 받기에 앞서 자발적으로 수출관세 추가 인상 등을 통해 '수출 줄이기'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부가세를 환급해주지 않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고정자산투자 증가를 억제하기 위한 대출과 토지 분야의 긴축기조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정부가 '위안화 절상' 카드를 전격 채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수출 억제와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상을 유도할 경우 현행 관리형 변동환율제 하에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최근 잇달아 관리형 변동환율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해왔다. 이와 관련,5월부터 중국 외환시장의 거래 상품을 늘리고 국내외 은행을 마켓메이커로 지정하는 등의 외환제도 개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