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2일 문희상 의원을 신임 의장으로 선출함에 따라 제2기 당지도부 진용이 갖춰졌다. '문희상 호(號)'는 전당대회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노선갈등을 조정,통합하는 것은 물론 여권이 강조하고 있는 경제활성화 등 산적한 현안을 풀어야 한다. 당장 이달 말로 다가온 4·30 재보선에서 무너진 원내과반을 회복해야 하는 절박한 과제를 안고 출발했다. ◆탄력받는 실용주의 노선 문 의장을 비롯 친노직계인 염동연 의원과 중도파의 한명숙 의원이 상임위원으로 선출된 것은 '실용 대 개혁' 구도로 치러진 경선에서 일단 실용진영이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의장이 지명할 수 있는 상임위원 2명을 감안하면 개혁당파인 유시민,재야파의 장영달 의원 등 개혁진영에 비해 실용파가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투자 활성화 정책,민생경제 회복 등을 주장해온 실용진영의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당장 문 의장은 3일 아침 새 상임위원단을 이끌고 서울 종로소방서를 방문,민생행보에 나섰다. 소방공무원들과 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한 문 의장은 "해장국처럼 국민의 속을 확 풀어주는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의장은 4일에도 영등포시장 상인들과 해장국 모임을 갖는 등 당분간 '해장국으로 여는 아침'이란 구호를 내걸고 민생현장 탐방을 계속할 방침이다. ◆대야 관계와 지도부 과제 '문희상 의장-정세균 원내대표' 체제가 합리성을 바탕으로 대화와 토론을 강조하는 만큼 올해 초부터 지속돼온 여야의 '부드러운'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문 의장이 경선 후 기자회견에서 국가보안법 개폐와 관련,"여야가 4자회담 등 위임된 지도부를 통해 대체입법에 합의한다면 개인적 소신이 있어도 대체입법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 내부적으로 새 지도부는 경선과정에서 실용과 개혁진영 사이에 벌어졌던 간극을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또 내년 지방선거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4·30 재보선도 원내과반 회복 여부와 맞물려 새 지도부가 겪어야 할 1차 시험대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