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경기에서 미드필더가 그 어느 포지션보다 중요하다.


경기흐름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미드필더 간 싸움에서 밀리면 기습을 당하기 십상이다.


이렇다 할 공격 찬스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한마디로 허리가 강하면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위기가 와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한국경제에서 미드필더는 누구일까.


그건 작지만 강한 강소(强小)기업이다.


강소기업 육성은 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있는 한국 경제가 이뤄내야 할 기업 환경이다.


정부도 새해 들어 강소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오는 2010년까지 '중핵기업' 3백개를 육성하겠다는 게 대표적이다.


중핵기업은 매출 2천억원,수출 1억달러를 넘는 부품·소재기업을 말한다.


정부 관계자는 "부족한 시장기능을 보완하고 대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기업 성장단계에 맞는 맞춤형 지원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 산업4강을 실현하기 위해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소기업진흥공단도 '글로벌 중기'에 각종 정책 자금을 '선택과 집중'하겠다고 밝힌 터다.


김홍경 중진공 이사장은 "글로벌 중기는 창업이나 성장단계에 있는 중소기업을 리드할 수 있다"며 "이들 글로벌 중기를 1백여개 정도 발굴·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중기는 글로벌 아웃소싱을 하는 각국 대기업에 제값 받고 수출하는 기업을 말한다.


일본이 10년 불황을 이겨낸 원동력도 '강한 허리'에서 찾는 전문가들이 많다.


일본에는 기술력으로 무장한 강소기업들,즉 작지만 강한 기업들이 많다.


지난해 홍콩의 한 잡지가 선정한 아시아 1천대 기업에 포함된 일본 기업은 6백78개에 이른다.


대만에도 경쟁력 있는 강소기업들이 많다.


타이베이 근처에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연상케 하는 신주과학공업단지가 있다.


이 곳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 대부분이 비록 덩치는 작지만 기술력으로 똘똘 뭉친 첨단 기업들이다.


신주공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기업들 수는 3백78개에 달하며 대만 전체 정보기술 산업 매출의 25%,수출의 10%를 담당하고 있다.


강소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초 체력이 약한 사람은 어떤 경기에서도 1등을 차지할 수 없는 것처럼 경제의 기초랄 수 있는 강소기업을 육성해야 하는 점에서다.


초일류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초일류 기업이 나와야 하고,초일류 기업이 나오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튼튼한 강소기업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중소기업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기술력도 기술력이지만,거미줄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대기업에 비해 마케팅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때문에 끊임없는 혁신으로 몸 만들기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혁신으로 무장하지 않고선 단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경쟁력을 확보하는 위해선 무엇보다 '선택과 집중'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


되는 사업을 택한 뒤 '한우물'을 파야 한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전 직원이 혁신 마인드로 무장해 지속적으로 회사와 상품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신생정밀 새턴바스 장암LS 누리플랜 케이디파워 토스잉글리시 신성엔지니어링 신원하우스빌 리바트 한샘 등은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 혁신의 고삐를 당기고 있는 기업들이다.


신생정밀은 자동차용 볼트금형의 1위 업체로 작지만 강한 기업의 모범으로 꼽힌다.


한샘은 사업영역을 끊임없이 바꿔나가면서 외형을 키워가고 있으며,리바트는 자칫 사라질지 모르는 회사를 절체절명의 노력으로 되살린 케이스다.


글로벌 플레이어를 꿈꾸는 이들 혁신기업들의 경영 현장을 들여다봤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