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유가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산유량을 하루 50만배럴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셰이크 아흐마드 알 파드 알 사바 OPEC 의장이 14일 밝혔다.
그러나 이 발언에도 불구하고 석유 수요가 공급량을 웃돌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면서 국제 유가는 오름세를 지속,55달러 선에 근접했다.
OPEC이 16일 이란 이스파한에서 각료회의를 열어 봄철 산유정책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아라비아 석유장관은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OPEC은 하루 50만배럴을 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50만배럴은 하루 생산량의 1.9%에 해당된다.
이런 입장 표명에도 불구,14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4월 인도분은 지난 주말 종가 대비 52센트(1%) 오른 배럴당 54.95달러를 기록했으며 장중 한때 55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 역시 전거래일 대비 56센트(1.1%) 상승한 배럴당 53.66달러를 기록,사상 최고 수준을 보였다.
미국 '알타베스트 교역'의 마이크 암버스터 사장은 "중국과 인도의 석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OPEC의 원유 증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아르준 무르티는 "미국 경제가 충격을 받을 때까지 유가는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배럴당 유가가 80달러에 이르러서야 수요 감소라는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