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황리에 시상식을 치른 미국의 아카데미상은 영화계 최고의 상으로 꼽힌다.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작품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기 때문에 수상작들은 "흥행 보증수표"로 통한다.


제품으로 따지면 "품질"과 "상업성"을 동시에 구비했다고 말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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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과학기술 분야에서 "기술 보증수표"를 꼽으라면 단연 국산 신기술 인정제도인 KT마크를 들 수 있다.


전기.전자 화학.생명 건설.환경 소프트웨어 기계 소재 등 산업 각 분야를 대표하는 기술들이 KT마크를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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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각각의 KT마크 인정기술들은 뛰어난 상업성을 바탕으로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하면서 기술혁신의 성공사례로도 인정받고 있다.


KT마크 제도는 기업의 신기술 개발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과학기술부가 지난 1993년에 제정,실시해 오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기업 및 연구기관,대학 등에서 개발한 신기술을 조기에 발굴해 그 우수성을 인정함으로써 신기술의 제품화와 기술거래를 촉진하는 데 기여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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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부터는 신기술인증(NT) 우수신기술(IT) 등 타 부처 기술인증제도와 통합될 예정이다.


1993년 3백98개 신청기술에 대해 1백8개 기술이 처음으로 KT마크를 획득한 이래 지금까지 총 1천8백57개 기술이 인정을 받았다.


신청기술은 총 6천9백28개로 인정률은 27%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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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술 가운데는 KT마크의 공신력을 높인 국내 최초,세계 최초 기술이 즐비하다.


매 분기 신기술 인정을 받으며 'KT마크 단골'로 불리는 LG전자는 기존 제품보다 17%나 높은 에너지 효율을 보이는 '리니어 압축기'와 냉장고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양산화에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LG전선은 기존보다 50% 이상 통신효율을 높인 새로운 광섬유(LWPF)를 개발,상용화했다.


현대자동차는 대형 전륜 구동형 승용차와 SUV 차량에 탑재되는 '선형 유압제어형 자동변속기'를 개발,엔진 동력의 효율을 대폭 향상시켰고 삼성중공업은 자동 용접기능을 가진 소형 로봇을 개발,조선 공정의 자동화율을 높였다.


한국씰마스타는 개당 3억원 이상에 전량 수입해 오던 '원자로용 냉각재 밀봉장치'를 국산화하는 개가를 올렸다.


LG화학은 플라스틱과 세라믹 소재를 결합,열전도율을 기존 플라스틱의 1천배 까지로 높인 '열전도성 플라스틱'을,삼성전자는 은(Ag)을 세탁에 이용하는 기술과 이를 적용한 은나노 드럼세탁기를 각각 개발해 상용화했다.


대우건설은 혐기성 고농도 폐수처리 장치를,랩프런티어는 질병 조기진단에 쓰이는 단백질칩에 필요한 핵심 항체 제조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국산 신기술의 우수성을 알렸다.


이같은 기술들은 모두 까다로운 심사절차를 통해 최종적으로 선정된 것들이다.


심사는 신청접수에 이은 3차례 심사,이의조정,신기술 인정의 절차를 따른다.


과학기술부가 사업계획 공고를 내면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신청접수를 받는다.


이어 3차에 걸친 심사를 거치면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기술을 탈락시키고 인정 예정기술을 공고한다.


예정기술에 대해 이의가 있을 경우 이의조정을 신청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조정심사를 통해 이의신청 기각 또는 수용이 결정된다.


이렇게 기술인정을 받은 기업들은 KT마크 브랜드를 홍보에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개발 자금 및 세제 등 다양한 지원혜택도 누릴 수 있다.


우선 기술개발자금,과학기술진흥기금,산업기반기금을 비롯 기타 금융회사의 기술개발 자금에 대해 우선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또 정부 조달품목에 대해 우선구매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며 신기술로 인정받은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투자에 대해선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국내외 품질인증 획득지원,기술정보 무상제공,연구시설 이용 등 기술개발 관련지원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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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산업기술진흥협회에서 운영하는 'KT클럽'에 참가,기술 분야별 소그룹 활동을 통해 기술경영 정보를 얻고 신기술 사업화를 위한 공동 전략도 마련할 수 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