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잃어버린 기업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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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를 윤리경영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금호산업이 땅장사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최근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실적조작까지 해가며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데요, 어떤한 내용인지 이종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금호산업이 지난 1992년에 개장한 광주 광천터미널입니다.
건설당시 하루 9만5천명 수용할 수 있는 동양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이 터미널이 최근 매각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금호산업이 적자를 해소하기위해 터미널부지에 지은 백화점을 분리매각한다고 나선 것이 화근.
광주 시민단체들은 금호가 당초 공공시설을 짓겠다며 헐값에 강제수용한 땅에 백화점을 지어놓고 이제와서 비싼값에 되팔려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광우 참여자치21 사무처장]
"토지수용 후 10년이 지나면 원소유주가 토지환매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를 악용해 10년이 지나고 나니 땅을 팔려고 내놓는 것. 이는 명백한 땅투기이며 시민과의 약속을 저버렸다."
5천700평에 달하는 이 백화점부지는 현시세만해도 1500억원 안팎.
매각이 성사된다면 금호산업은 1000억이 넘는 시세차익을 챙기게 됩니다.
[스탠딩: 금호산업이 도시계획까지 변경해가며 무리하게 터미널의 일부를 매각하려는 이유는 누적 적자가 2000억이 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하지만 이 적자규모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금호산업이 제시한 적자내용 중 무려 2713억원은 이자비용입니다.
이 액수는 알고보니 초기투자비 1679억원에 대해 10%씩 복리이자를 적용해 실제 지출하지도 않은 기회비용을 고스라니 장부에 적어놓은 것입니다.
이에 대해 금호측은 실제적자액은 아니라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통상적으로 있는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김종근 금호고속 상무]
"(기자) 실제로 지출한 비용은 아닌거죠? (김상무) 기회비용으로 실제 지출한 것은 아니다"
금호건설은 이미 지난 99년 광주 월드컵경기장 건설 당시 입찰자격을 속인 부정수주 문제로 시공권을 박탈당한 선례도 있습니다.
금호는 이외에도 부산신항만(주)의 지분을 최근 싱가폴회사에게 웃돈을 받고 팔겠다고 나서 국책사업을 기업이윤추구에만 이용한다는 비난을 면하기 힘들게 됐습니다.
[인터뷰: 신훈 금호산업 건설부문 사장]
"(신년 윤리경영 선포식에서) 대내외적으로 윤리경영을 매우 잘하고 있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잇따른 조작혐의와 땅장사 논란으로 윤리경영이 공염불에 그치면서
지역주민들은 기업도시를 짓는다는 금호가 해남레저도시마저 땅투기장으로 변질시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WOWTV-NEWS 이종식입니다.
이종식기자 js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