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3일 "지난 1일 정수장학회 이사회에 이사장직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충북 제천에서 열린 의원 연찬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국정원 진실위원회의 정수장학회 문제 조사방침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정수장학회 정기 이사회가 2월말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국정원 조사와 관계없이 지금까지 여러번 정기 이사회에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며 "(정수장학회 문제는) 개인 차원이 아니라 법원에서 밝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박 대표의 한 측근은 "박 대표가 정수장학회 이사장직 사퇴를 결심한 것은 과거사 문제에 당당히 대응하겠다는 뜻"이라며 "당의 부담을 덜어 여권의 과거사 공세에 밀리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런 일을 지난 30여년간 겪어왔다. 앞으로도 역경을 꿋꿋하게 이겨내겠다"면서 "정권이 이렇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해 국민여론을 바탕으로 과거사 문제에 정면 대응할 뜻임을 내비쳤다. 박 대표는 또 "어떤 정권도 국민의 판단과 역사의 판단을 비켜갈 수 없다"며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인권탄압과 권력남용에 대해 조사한다고 하는데,과거사를 조사하는 것 자체도 곧 과거사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은 이런 일을 조사하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위원들이 과연 이런 문제들을 공평하게 판단할 위치에 있는지,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지,그 때 무슨 일을 했는지에 대해 언론이 먼저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제천=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